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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 퇴직연금…은행 독주 여전 [퇴직연금시장 분석]전년비 16% 성장…신한은행 실적 '톱'

최은진 기자공개 2017-02-07 06:30:00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3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은 15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성장은 계속되고 있지만 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퇴직연금 의무 도입 시행이 계속 연기되면서 정체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제도적인 변화로는 확정급여형(DB) 적립금 비중이 축소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성장세에 있던 개인형퇴직연금(IRP) 시장도 위축됐다. 반면 확정기여형(DC) 시장은 확대 기조가 이어졌다. 퇴직연금 시장 중심 축이 DC형 위주로 서서히 재편돼 나가는 모양새다.

사업자 별로 살펴보면 은행업권의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가운데 증권업권 점유율이 1%포인트 가량 확대됐다. 보험업권 점유율은 전년도에 이어 또 축소되며 퇴직연금 시장 내 보험사의 입지가 점점 더 줄어드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 125조→147조로 성장…DB·IRP 점유율 축소, DC 확대

3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은행·보험·증권 등 퇴직연금 사업자 43곳이 공시한 퇴직연금 적립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근로복지공단 제외)은 전년도와 비교해 20조 2608억 원 늘어난 145조 7981억 원으로 집계됐다.

근로복지공단이 운용 중인 퇴직연금 적립금이 1조 2000억 원 가량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퇴직연금 시장은 약 147조 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퇴직연금 도입 사업장은 약 37만 개소로 추정된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율은 16%로, 2015년 17%, 2014년 27%와 비교해 둔화된 모습이다.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시행이 계속 연기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공기업들 조차 퇴직연금 도입을 미루고 있다. 이에 적립금 증가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제도별로는 DB 적립금이 99조 6205억 원, DC 적립금이 32조 9640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3조 2850억 원(15.4%), 5조 3939억(19.6%) 원 늘었다. IRP는 같은기간 1조 5820억 원(13.6%) 증가한 13조 2137억 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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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적립금 비중은 지난해에도 축소 기조가 이어졌다. DB 제도의 운영 방식이 기존 퇴직금 제도와 상당히 비슷하다는 점 때문에 퇴직연금 제도 도입 초창기부터 줄곧 DB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급 중 DB 비중이 70~80%대를 유지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처음으로 70%대가 깨지며 68.8%로 떨어졌고, 지난해 68.3%로 더 하락했다. 반면 DC 비중은 22.%에서 22.6%로 확대됐다. 기업이 직접 운용하는 DB보다 근로자 개개인이 운용하는 DC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서서히 퇴직연금 시장 중심축이 이동하는 분위기다.

IRP 점유율이 축소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점유율은 9.1%로 전년도(9.3%)보다 0.2%포인트 축소됐다. IRP제도는 퇴직금 통산계좌로, 절세혜택이 주어진다. 근로자들은 퇴직금 외 개인자산까지 IRP에 불입해 운용하고 절세 혜택을 받는다.

IRP 시장은 2015년 큰 폭으로 성장했다가 지난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기업의 임원 퇴직금 중간정산이 2015년부로 금지되면서 IRP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크게 줄어들었다. 또 2015년 유입된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것도 성장세 둔화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시중은행 퇴직연금부서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앞으로 DB보다 DC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DC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IRP의 경우에는 임원 퇴직금이라는 대어급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 독식 여전, 증권 점유율 상승…삼성생명 20조 돌파

지난해에도 퇴직연금 사업자들은 '힘든 한해'였다고 회상했다. 퇴직연금 의무 도입이 수년간 연기되면서 성장세가 예년과 비교해 둔화됐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는 제한적인데 44개 사업자가 경쟁하고 있으니, 뺏고 빼앗기는 상황만 이어지고 있다.

업권간 분위기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은행업권이 점유율 50%를 독식하며 최강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보험업권은 점점 영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반면 증권업권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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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권의 지난해 말 기준 총적립금은 63조 370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9조 89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전체 퇴직연금 시장 성장의 절반을 은행이 기여한 셈이다. 다만 전년도 기여분이 57%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은행권의 힘이 다소 빠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은행업권의 시장 점유율은 50.2%로, 전년대비 0.3%포인트 감소했다.

보험업권의 부침은 지난해에도 계속됐다. 삼성생명이 사업자 중 유일하게 총적립금 20조 원을 넘어서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점유율 감소는 막을 수 없었다. 보험업권은 지난 한해 5조 8114억 원을 모아 45조 9737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게 됐다. 시장점유율은 32%에서 31.5%로 감소했다.

증권업권은 '자산관리', '상품경쟁력'을 무기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적립금은 26조 5641억 원으로, 전년대비 4조 5593억 원의 실적을 쌓았다. 점유율은 17.5%에서 18.2%로 0.8%포인트 확대됐다.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신한은행은 전체 43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가장 많은 1조 9189억 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 뒤는 삼성생명, IBK기업은행이 각각 1조 7000억 원 가량의 적립금을 쌓으며 실적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옛 대우증권을 인수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적립금이 2조 1677억 원 늘어난 6조 5616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퇴직연금 사업자 중 9위권으로 도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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