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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지분 손에 넣을까 우선주 인수 입찰 참여, 美 웨스턴디지털 대비 경쟁 열위

정호창 기자공개 2017-02-07 11:12:15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7일 1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지분 인수전에 뛰어들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분 인수에 성공할 경우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업계에서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선 최근의 한일관계와 일본 정부의 기술보호주의, 도시바의 전략적 제휴 관계 등을 고려할 때 SK하이닉스보단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이 지분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도시바가 지분 매각을 위해 진행한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우선주 인수가격으로 3조 원 내외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가 매각하는 우선주는 향후 낸드플래시 부문을 포함한 반도체사업 분할 법인의 보통주 19.9%로 전환이 가능한 지분이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에서 7조 원 규모의 손실을 입어 자본잠식 위기에 몰리자 우선주 발행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반도체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우선주 매각이 완료되면 오는 3월 반도체사업을 신설법인으로 떼어낼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는 SK하이닉스 외에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미·일·유럽 사모투자펀드(PEF)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후보들이 인수전에 참여한 것은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높은 시장지위와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낸드플래시를 발명한 기업으로 시장을 개척했으며, 현재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7%가량이며, 도시바는 20%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웨스턴디지털은 자회사인 샌디스크를 통해 17% 정도의 점유율로 3위에 올라 있으며, SK하이닉스는 10.4%로 4위를 기록 중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 인수에 성공할 경우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컨트롤러 기술 등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업계에선 도시바의 이번 우선주 발행이 기업 경영권 매각과는 무관하기에 인수전 승자를 결정하는데 있어 가격 요소만큼 향후 전략적 관계에 대한 평가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전문가들은 도시바가 SK하이닉스보다는 미국 웨스턴디지털이나 일본계 재무적 투자자(FI)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SK하이닉스에 지분을 넘길 경우 도시바의 기술 이전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점유율이 더욱 강화될 공산이 커 일본 정부와 반도체업계에서 반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분 인수자로 전략적 투자자(SI)를 선택할 경우 최근의 경색된 한일관계와 트럼프 정부 출범 후 미일 동맹 강화 기회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일본 정부가 도시바에 영향력을 행사해 웨스턴디지털을 밀어줄 공산이 크다는 게 반도체업계의 분석이다.

도시바 입장에서도 인수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면 SK하이닉스보다는 웨스턴디지털과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이 인수한 샌디스크와 3D 낸드 합작공장을 설립해 2002년부터 공동운영하고 있다. 이번 우선주 발행을 통해 웨스턴디지털(샌디스크)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하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양사 합쳐 37% 수준의 점유율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 대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부문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약점인 낸드플래시 사업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어 이번 입찰 참여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일본 정부와 산업계의 한국 기업 견제 기류와 최근의 경색된 한일관계 등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가 인수전 승자가 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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