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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사대문 오피스시장]'공실률 16%' 짐싸는 기업들…전성기 지났다①'고가 임대료' 판교 등에 임차인 뺏겨, '공급과잉' 후유증 몸살

이상균 기자공개 2017-02-27 08:31:44

[편집자주]

서울에서 오피스 부동산 수요가 가장 많은 지역은 을지로와 광화문, 서울 시청 일대를 포함하는 중심업무지구(CBD)이다. 강남과 여의도 일대를 제치고 대형 오피스 건물의 숫자와 임대료 수준, 거래량 등이 최고 수준이다. 최근 들어 CBD의 오피스 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의 이탈로 공실이 늘면서 건물주들이 임차인 모집을 위해 각종 혜택을 내걸고 있다. CBD 오피스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일까.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4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중심상업지구(CBD) 오피스 시장의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한때 기관투자가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았던 투자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공실률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저금리의 장기화로 유동성이 넘쳐나면서 CBD 오피스 건물 공급이 늘어났지만 수요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강남 업무지구(GBD)와 여의도 업무지구(YBD)와 비교해도 공실률이 높은 수준이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인력 감축과 비용 절감에 몰두하면서 오피스 부동산의 인기는 시들해진 상태다. 일각에서는 판교 테크노밸리 등 경기도 외곽의 대형 오피스 단지가 성공을 거둔 점도 CBD의 인기 하락에 일조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CBD에 프라임급 오피스 건물 47개 몰려

CBD는 각종 정부기관과 대기업, 금융회사 등이 인접해 업무 편의성이 높은 곳이다. 서울 지하철 1, 2, 3, 4, 5호선이 촘촘히 위치해 역세권의 이점도 누릴 수 있고 광역버스를 통해 경기도 북부, 남부와도 연결돼 있다. 경복궁과 창경궁 등 고궁을 비롯해 박물관, 영화관, 공연장 등이 많아 관광수입을 노릴 수 있다. 덕분에 해외 관광객이 끊이질 않아 인근 백화점과 면세점은 호황을 누려왔다.

CBD의 지역 범위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당초 서울 을지로와 광화문, 시청 일대 등을 가리켰지만 지금은 종로와 서울역뿐만 아니라 충정로와 서대문, 충무로 일대까지 포함시키곤 한다.

서울에서 최고의 입지조건을 자랑하는 덕분에 CBD 오피스 시장은 그동안 높은 인기를 누려왔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연 면적 3만㎡ 이상의 대형 오피스빌딩 기준으로 CBD의 오피스 면적은 300만㎡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GBD가 240만㎡, YBD가 180만㎡ 순이다. 경기도로 범위를 넓힐 경우 판교가 210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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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도 비싼 편이다. 지난해 4분기 GBD의 3.3㎡당 평균 임대료는 10만 1600원으로 가장 높았다. 관리비도 4만 원으로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GBD와 YBD의 경우 평균 임대료는 8만 8500원과 7만 8200원에 그쳤다.

부동산 중개업체 관계자는 "여의도의 IFC, 강남의 GFC 등 CBD보다 임대료가 비싼 건물이 있긴 하지만 전체 평균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며 "CBD는 대형 오피스 빌딩의 숫자가 많고 밀집도도 단연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CBD의 대형 오피스 건물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47개로 GBD 33개, YBD 18개를 압도한다.

◇CBD 오피스 투자,' 임대수익→매각차익' 실현

과거 CBD 오피스 시장은 풍부한 수요 덕분에 GBD에 비해 1%포인트 이상 임대수익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GBD의 건물주들이 매각 차익을 노리고 투자를 하는 반면 CBD 건물주들은 장기간 보유하면서 임대 수익을 챙기는 경향이 강했다.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차이점이 사라지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기관투자가들은 CBD 오피스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최근 5년간 CBD 내에 광화문 디타워와 더케이트윈 타워, 그랑서울, 센터원, 페럼타워, 파인에비뉴, 스테이트타워 남산 등이 잇달아 들어섰다. 이곳의 3.3㎡당 임대료는 13~14만 원으로 CBD 내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짧은 기간 운용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기관투자자의 특성상 CBD 오피스 투자 목적도 매각 차익 실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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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의 스카이라인이 바뀌면서 이 지역의 오피스 시장도 요동을 쳤다. 공급이 넘쳐난 것과 달리 수요는 줄어들었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CBD 오피스 빌딩의 최대 고객인 대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사무실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서울 강남이나 경기도로 본사를 옮겼다. 인력 채용도 줄어들면서 굳이 넓은 사무실을 사용해야 할 필요성도 사라졌다. 지어놓기만 하면 공실 걱정은 없을 줄 알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지난해 4분기 기준 CBD의 공실률은 16.3%에 달했다. GBD(9.8%)와 YBD(14.5%)보다 높은 수준이다. 2009년 처음으로 10%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부동산팀장은 "CBD에서도 대로변 안쪽에 위치한 건물들은 공실률 30%를 넘는 곳이 즐비하다"며 "이제는 CBD 오피스 건물 투자에도 신중을 기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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