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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늘리는' 대한제당, 상속세 납부용? 장기 고배당 기조, 설윤호 회장 등 오너일가 400억 재원 마련 관측

김기정 기자공개 2017-03-03 08:37:27

이 기사는 2017년 02월 28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당이 배당금을 1년 만에 44%가량 증액했다. 매출 증대와 더불어 순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등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고배당 카드를 꺼냈다.

대한제당은 오너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이 50%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배당금이 대규모 상속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제당은 2016년 회계연도에 보통주 1주당 650원의 배당금 지급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2.7%이며, 배당금총액은 58억 9260원이다. 순익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은 26.1%를 기록했다. 전년대비 1주당 배당금은 44%나 늘었다. 시가배당률은 1년 간 0.46%포인트 올랐다.

배당성향 강화는 실적 호조에 따른 것이다. 대한제당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2647억 원, 448억 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5%, 95.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26억 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대내외적 영업 환경이 개선되고, 계열사였던 TS저축은행을 매각해 본업에 집중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소액주주들의 배당금 증대 요구가 있었다"며 "실적에 기반해 배당금을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제당은 영업력이 크게 악화됐던 2015년에도 배당금을 지급했다. 18년 만에 대규모 당기순손실(176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 총액이 37억 원에 달했다.

대한제당은 중장기간 이처럼 배당성향 강화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 2012년 16%에 달하던 배당성향은 이듬해 36%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듬해에는 7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대한제당의 당기순이익은 290억 원에서 104억 원으로, 104억 원에서 6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피어그룹(동종업계) 배당금을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설탕업계 1위인 CJ제일제당과 2위 삼양사의 시가배당률은 각각 0.7%, 1.4%를 기록했다. 오뚜기와 농심 등 식음료 대표 기업들의 시가배당률도 1%안팎에 머물렀다. 배당성향 역시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한제당(20170227)

대한제당은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이 49.31%이다. 고(故) 설원봉 회장의 장남인 설윤호 회장(23.62%)과 설 회장의 어머니인 박선영 씨(14.36%), 장녀 혜정 씨(9.66%) 등이 주요주주로 구성돼있다. 배당금의 절반 가까이가 설 씨 일가에 돌아가는 셈이다.

이로 인해 고배당 정책은 향후 상속세 납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2010년 10월 설원봉 회장이 숙환으로 타계하면서 보유 지분이 부인과 자녀들에게 상속됐다.

과세표준은 설 회장의 타계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치의 주가 평균으로 정해진다. 각종 공제 후 세율을 감안하면 주식상속세는 400억 원 안팎에 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설 씨 일가가 상속세를 주식으로 물납했는지 수년에 걸쳐 이를 나눠 내는 연부연납을 택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상속세 규모와 설 씨 일가의 지분율 추이를 감안했을 때는 연부연납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2011년 이후 대한제당 주주 중 임원을 제외한 특수관계인들의 주식 처분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설 씨 일가의 지분율은 상속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연부연납의 허용기간은 원칙적으로 최대 5년이지만 상속재산 중 가업상속재산이 50% 이상인 경우 12년까지 그 기간이 연장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배당금은 오너 일가가 상속 이후 세금 납부에 가장 활용하기 쉬운 방법으로 꼽힌다"며 "고배당 정책은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대주주 일가에 돌아가는 몫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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