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발권력 동원 '수은·주금공' 지원 부적절" 구조조정 재원마련·공기업 자본확충은 '재정' 역할
원충희 기자공개 2017-03-24 10:40:09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3일 16: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한 구조조정 지원 및 금융공기업 자본확충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 총대를 멘 수출입은행 지원, 주택금융공사 자본확충 등은 재정의 역할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한은 고위관계자는 23일 기자와 만나 "구조조정 지원이나 공기업 자본확충은 재정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등에서도 한은의 발권력을 그렇게 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를 가진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발권력은 한은이 지폐, 공채권 등을 발행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과거 한은은 발권력을 동원해 마련한 재원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거나 금융공기업에 출자한 사례가 있다. 이러다보니 주택금융공사, 수출입은행 등 자본확충이 필요한 금융공기업을 지원하는 방안이 모색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결성된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책은행 지원을 위해 조성된 이 펀드는 정부가 1조 원을 국책은행에 현물 출자하고 한은이 필요할 때마다 10조 원 내에서 지원해주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만기는 올해 말까지다. 필요할 때마다 가져다 쓸 수 있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한은 마이너스통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발권력 동원은 인플레이션(통화량 팽창에 따른 물가상승)을 유발해 국민경제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삼는 한은의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데다 정부 정책 때마다 발권력이 동원되면 한은의 독립성이 저해된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런 논란을 의식해서인지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은 23일 열린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간담회에서 "자본확충펀드 사용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 지원은 정부, 산업은행이 출자하는 방안을 고려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도 한은 발권력을 통한 자본확충이 거론되는 곳이다. 한은이 35.2%의 지분을 가진 금융공기업이다. 나머지는 정부가 59%, 주택도시기금이 5.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자본금이 2조 원에 육박하고 있지만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서민용 정책대출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해 3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에 따라 법정자본금을 2조 원에서 5조 원으로 상향했으며 그 해 12월에는 정관변경도 마쳐 법적요건을 충족했다.
주택금융공사 자본확충 방안은 정부의 재정출자와 한은 발권력을 통한 출자가 거론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15년 5월 주택금융공사의 안심전환대출 지급보증을 위해 2000억 원을 출자한 바 있으며 정부도 그 해 12월 현물출자 1500억 원을 실행했다.
앞선 한은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 출자는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사안"이라며 "자본확충 방식과 관련해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재무개선' AJ네트웍스, 조달비용 '확' 낮췄다
- '9년만에 엑시트' 한앤코, 한온시스템 거래구조 살펴보니
-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온시스템 인수한다
- [수술대 오른 커넥트웨이브]2대주주 지분매입 나선 MBK, 주식교환 카드 꺼냈다
- [이사회 모니터]이재용 에이비프로바이오 대표, 바이오·반도체 신사업 '드라이브'
- 와이투솔루션, 주인 바뀌어도 '신약' 중심엔 美 합작사 '룩사'
- 아이티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본격 출범
- 아이에스시, AI·데이터센터 수주 증가에 '날개'
- [이사회 모니터]서정학 IBK증권 대표, ESG위원회도 참여 '영향력 확대'
- SW클라우드 '10주년' 폴라리스오피스, “초격차 밸류업”
원충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영업권 11조 폭증…손상 리스크 안고 간다
- [빅딜 그 이후]셀트리온, 4배 이상 팽창한 자본…현금 유입은 없다
- 셀트리온 CFO의 부채 관리법
- [빅딜 그 이후]통합 셀트리온, 급감한 매출채권…비정상의 정상화
- [기업집단 톺아보기]덩치값 못하는 삼성카드 '과잉자본'의 역설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증권, 우발채무 줄이자 부실채권 급증
- [기업집단 톺아보기]해외진출 타진 삼성화재, 영국 투자서 빛 봤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생명, K-ICS '시장리스크'로 본 지배구조 부담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E&A, 수익성 개선…부채비율도 감소
- [기업집단 톺아보기]삼성중공업, 연내 만기 차입금 3조…대체조달능력 부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