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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어디로]수은 영구채 고집에 발목잡힌 산은나홀로 출자전환…최악 경우 리스크 '몰빵'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7-03-27 10:44:3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4일 15: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대우조선해양 추가 자금 지원을 두고 이번에도 산업은행이 수출입은행보다 많은 부담을 떠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출입은행이 영구채 지원 방식을 끝까지 고수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산업은행도 원했던 지원 방안으로 전해지지만 양쪽 모두 이 같은 지원책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의 자발적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보여 사실상 큰 짐을 혼자 떠안게 됐다는 평가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1조 3000억 원대 대우조선해양 무담보채권을 영구채로 교환하는 방식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무담보채권 전량이다. 교환이 완료되면 수출입은행은 총 2조 3000억 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영구채를 보유하게 된다. 수출입은행은 지난해에도 같은 방식의 지원에 나서 1조 원 규모의 영구채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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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무담보채권을 이번에도 전량 출자전환해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출자전환 규모는 약 3000억 원으로, 완료 후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주주 구성은 큰 변화가 없다. 수출입은행은 지분을 하나도 들고 있지 않은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산업은행 지분(79.04%)만 더욱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들이 출자전환에 모두 참여해도 산업은행의 지분율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입은행이 영구채 지원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BIS비율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주식 거래정지 상태를 이어가고 있고, 또 미래 현금창출능력이 크게 약화돼 지분가치가 '0원'으로 판단된 지 이미 오래다. 산업은행은 이에 따라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하기도 했다. 향후 출자전환으로 가져가게 될 3000억 원대 주식 가치 역시 전액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수출입은행은 채권으로 이를 대체해 이번에도 손실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요주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대우조선해양 채권은 내부 신용평가모형에 맞춰 적정 수준까지 충당금을 쌓으면 된다. 주식처럼 전액 손실로 반영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출자전환보다 부담이 적다. 업계에서는 이번 영구채 매입으로 수출입은행이 쌓아야 할 충당금을 3000억 원 수준 미만으로 보고 있다. BIS비율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지원 방안을 출자전환으로 결정했다면 BIS비율이 11.5%에서 9%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해외에서 채권 발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10% 미만일 경우 해외채 발행 이자율을 크게 올려줘야 한다. 이는 수출입은행이 BIS비율 적정성을 두고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지 않는 국책은행임에도 해당 비율 유지에 민감해하는 이유다. 이번에도 영구채 매입 지원 방식을 고수한 까닭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역시 같은 방식의 지원책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수출입은행이 이번에도 무담보채권을 모두 영구채로 전환하겠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산업은행마저 영구채 방식의 지원책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결국 수출입은행이 보다 안정적인 길을 택하면서 이번에도 산업은행만 불안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산업은행만 주식을 대거 떠안고 있다는 점은 현 시점에서 어느 모로 보나 불리한 면이 많다는 평가다. 정상화가 이뤄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청산 등 절차로 넘어가게 되면 주식과 채권 투자자의 손해 부담은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정상화가 이뤄진다면 이익은 산업은행이 더 클 수 있지만 이 경우 수출입은행 역시 영구채 이자를 올려 과실을 나눌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전제는 시중은행과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이 대우조선해양 살리기에 자발적으로 참여했을 경우에 국한된 얘기다. 금융당국은 이에 실패하면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에 돌입하기로 했다. 법정관리와 워크아웃이 혼합된 제도로,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시도된 적이 없는 절차다. P-Plan을 실시할 경우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1호 사례'가 된다.

P-Plan에 돌입하면 수출입은행 역시 채무를 주식으로 출자전환해야 한다. 내달 14일 열릴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시중은행들은 자발적 참여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회사채 등 기관투자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어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 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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