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09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 폐암약(올무티닙)은 상처가 많이 났다. 지난해 9월 글로벌 파트너사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장 가치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중증피부이상 반응으로 사망 환자 발생 소식이 알려지면서 난데없이 '위험한 약'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올무티닙은 '위험한 약'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올무티닙은 꼭 필요한 약이다. 임상 규모, 디자인 등에서 경쟁약에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올무티닙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역할이 기대된다.
어떤 약도 모든 환자를 만족시킬 순 없다. 올무티닙 경쟁약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에서 내성 잡는 폐암약은 올무티닙과 타그리소 뿐이다. 올무티닙은 유일하게 타그리소의 대체 약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작용 문제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항암제는 어쩔 수 없이 부작용이 동반된다. 중증 말기 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도 위험성보다 유익성이 크다고 판단되면 시판 허가를 내준다. 말기암 환자 치료제 중 부작용 없이 효과만 좋은 약을 선별한다면 쓸 수 있는 약이 거의 없다. 타그리소도 임상 중 약과 연관성을 가진 사망 환자가 있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타그리소가 처방을 이끌어 내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올무티닙이 국내에서만 허가를 받은 반면 타그리소는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등 선진국과 최근에는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글로벌 3상 임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놓았다.
두 약은 현재 약제평가 중이다. 올무티닙 사태 이후 타그리소는 약제평가 후 이뤄지는 약가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쯤되자 올무티닙 부작용 이슈에 부담을 가진 정부가 타그리소만 급여를 허락해줄 수 있다는 얘기도 돌고 있다.
타그리소만 급여 등재를 허락할 경우 부작용은 많다. 올무티닙은 공짜로 임상에 참여할 수 있는 환자 외에는 사실상 쓸 수 없게 된다. 한달 700만 원에 달하는 비급여 약값 때문이다. 또 타그리소가 비싼 약값을 요구해도 제어할 명분이 부족하다. 국내 제약사의 신약 개발 의지도 꺾이는 불상사도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지난해 10월 몇 가지 조건을 달긴했지만 중증피부이상 반응에도 기존 환자는 물론 신규 환자에게도 올무티닙을 계속 투여하도록 권고를 내렸다. 이제 선택은 정부 몫이다. 올무티닙에게 정당한 권한을 줘 건전한 경쟁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타그리소에 끌려다닐지 말이다. 물론 올무티닙을 빌미로 타그리소에 대한 신약 가치를 깍아내려서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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