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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매크로 시장이 수익원천" [S&T 하우스 분석] ②오종현 한국투자증권 매크로 트레이딩본부장

장소희 기자/ 최은진 기자공개 2017-04-05 11:45:00

[편집자주]

증권사 S&T는 세일즈(sales)와 트레이딩(trading)을 결합한 부서이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사업으로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면서 상품발굴의 핵심부서로 S&T가 부상하고 있다. 각 증권사별 S&T 조직의 경쟁력, 그리고 시장 진단·전망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레이딩 수익에 의존하는 것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는 천수답과 다를 바 없다. 비가 내리지 않아도 곡식이 자랄 수 있는 밭을 만드는 것이 IB의 주목적이고 트레이딩은 여기에 플러스 알파의 개념이다."

한국투자증권 오종현 전무
지난해 7월 한국투자증권으로 옮겨와 매크로 트레이딩(Macro Trading)본부를 맡고 있는 오종현 본부장(전무,사진)은 본부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농사 이야기부터 꺼냈다. 단순히 트레이딩을 잘 해서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수익을 낼 수 있는 큰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IB의 최종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올 초 한국증권이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본부를 매크로 트레이딩본부로 확대 개편한 이유와도 맥이 닿아있다. 오 본부장이 한국증권에 합류하던 때만 해도 매크로 트레이딩본부는 FICC본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투자자산을 확대해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시키고 WM 상품 조달창구로서의 역할까지도 해보겠다는 의지에 따라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특히 최근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트레이딩만 잘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오 본부장이 있다.

그는 "회사별로 어떤 분야에 포커스를 두냐에 따라 트레이딩 조직이 분리돼있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ELS 같은 파생상품을 빼고 나머지 대부분의 자산들을 모두 관리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자산들을 시황에 따라서 구조화도 하고 트레이딩도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 본부장은 과거 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를 맡으면서 업계에서 손꼽히는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증권업계 최초로 홍콩에 해외 트레이딩 데스크를 만들어 800억 원 가량의 수익을 얻은 게 대표적 사례다. 글로벌 트레이딩시장에서 크레딧이 거의 없는 한국 증권사가 골드만삭스보다 많은 수익을 내면서 평판을 높인 그 때의 경험은 이후 그의 커리어에 가장 큰 자산으로 남아있다.

오 본부장은 그때의 경험을 거울삼아 궁극적으로 한국증권의 글로벌 크레딧을 올리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오 본부장은 한국증권이 대형사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정해진 방식대로 수익을 내기보단 창의적으로 수익 원천을 개발할 수 있게 책임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직원들의 평가 시스템도 바꿨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트레이딩을 담당하는 직원 개인에게 관리할 자산을 나눠주고 개별적으로 리스크를 지면서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 이 경우 10명 중 8명은 손실을 보고 2명 정도만 제대로 된 수익을 내서 인센티브를 받아갔다. 오 본부장은 이런 개별 성과체계를 전체 단위 평가로 바꾸는 시도를 한 것이다.

오 본부장은 "전체로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더니 혼자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은 나갔다"며 "결국은 비슷한 코드를 가진 직원끼리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가는게 맞다"고 강조했다.

매크로 트레이딩본부로 이름을 바꾼 뒤에는 '매크로 시장에 있는 상품을 모두 다루겠다'는게 오 본부장의 계획이다. 그는 "개별 주식 투자는 하지 않고 시스템 리스크만 책임지겠다"며 "글로벌 시장을 다 뜯어보겠다는 신념으로 인덱스, ETF, 인덱스 하이일드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대체투자에 대해서는 남다른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장기 투자자산인 퇴직연금 자산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대체투자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각이다. 오 본부장은 한국증권이 대체투자의 큰 손이 될 것이라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은 매일 새로운 가격이 나오는 유가증권의 밸류에이션만 따졌지만 대체투자는 매일 가격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가증권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면서 "어떤 부분에선 대체투자가 선택일 수 있지만 결국 대체투자를 얼마나 하느냐가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했다.

오 본부장은 사회간접자본(SOC)이나 에너지, 태양광 등 대체자산을 두루 살펴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얼마나 안전한 자산인지를 우선적으로 따져 보고 일정 부분은 다양한 자산을 담아 자체 ETF인덱스를 만드는 식으로도 응용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현재 한국증권 매크로 트레이딩본부의 트레이딩 자산은 16조~17조 원 정도다. 자산 규모는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직은 조직을 세팅하는 단계라서 본부에 주어진 올해 목표치가 큰 편은 아니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라는 것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큰 그림이기도 하다.

우선 올해 분위기는 예상보다 좋다. 1분기에만 진도율이 기존의 2배 이상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금리 인하가 이뤄진 영향이 있어 올해 수익을 더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현재까지는 지난해 수준의 수익은 거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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