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OCI 엘피온, 6년만에 청산 누적순손실 1570억..손상차손 인식 + 공장 매각 완료
박상희 기자공개 2017-04-12 08:20:58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1일 13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그룹이 2011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메탈실리콘(MG-SI) 사업을 접었다. 메탈실리콘 생산을 위해 말레이시아에 세웠던 생산법인 엘피온(Elpion Silicon Sdn.Bhd)을 6년만에 청산했다. 메탈실리콘은 OCI 태양광 사업의 핵심인 폴리실리콘의 주원료다.OCI그룹이 계열사 OCI스페셜티를 통해 엘피온에 출자한 자금만 1300억 원에 달하는 가운데 약 800억 원 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나머지 유형자산인 공장 시설 등에 대한 매각도 지난 2월 완료하면서 회사 실체가 사라졌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OCI 계열사인 OCI 스페셜티는 지난 2월 말 엘피온의 생산공장 등 유형자산을 약 200억 원에 매각했다. 매각 자금은 엘피온의 외부차입금 1500만 달러를 상환하는 데 사용됐다.
엘피온은 2011년 3월 OCI의 계열사인 OCI스페셜티의 자회사로 출발했다. 초기 투자 금액은 361억 원. 이후 10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이 추가로 투입됐다. 설립 당시 발행 주식 수가 980만 8090주였는데, 지속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5만3537주로 증가했다. 2013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출자가 이뤄졌다. OCI그룹이 엘피온에 투자한 총 금액은 1263억 8000만 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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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피온은 지속적인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적자를 기록했다. 초기 10억 원 대에 불과했던 당기순손실 규모는 2013년 100억 원대로 뛴 데 이어 2015년 412억 원의 손실을 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25억 원에 이르렀다. 누적 손실 규모만 1570억 원에 달한다.
엘피온은 메탈실리콘의 공급과잉 속에 원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해 공장을 가동할수록 손실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결국 지난해 공장 가동을 접었다. 당초 OCI그룹은 엘피온에서 생산한 메탈실리콘을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엘피온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메탈실리콘 매입을 포기했다.
OCI 관계자는 "엘피온은 생산 캐파가 크지 않아 경쟁사에 비해 공급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안 그래도 하락하는 추세인데 원료인 메탈실리콘을 비싸게 매입하면 OCI가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엘피온과의 거래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OCI는 현재 해외에서 메탈실리콘을 전량 수입하고 있다. 지난해 엘피온과 OCI와의 매출 거래는 전무했다. 엘피온 공장 가동을 위해 메탈실리콘 매입 계약을 지속하다간 영업이익률이 떨어질 염려가 커 결국 OCI가 엘피온의 조업 중단을 용인한 셈이다.
OCI는 지난해 말 기준 엘피온의 청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유형자산에 대해 731억 원의 손상차손을, 기타무형자산에 대해 45억 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OCI 관계자는 "엘피온에 1000억 원이 조금 넘는 자금이 투입됐는데, 800억 원 가량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고 말했다.
다만 OCI그룹 차원에서 엘피온 청산을 공식화하지는 않은 상태다.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여러 건의 손해배상 소송 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엘피온은 원재료 구매계약 등과 관련해 2건의 소송이, 토지사용 및 기타 비용 등에 관한 손해배상 소송 1건 등이 계류 중이다. 이 중 소송가액이 확정되지 않은 1건을 제외한 2건의 소송가액은 12억 원 규모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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