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5월 15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만큼 성장 스토리를 가진 운용사는 찾기 어렵다. 펀드 직접 판매를 선언하며 새 바람을 몰고왔을 뿐 아니라 운용사 중 최초로 금융불모지인 경기도 판교에 진출하기도 했다. 외환위기 때 1억 원을 150억 원으로 불렸다던 강방천 회장의 능력은 운용업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빛이 밝으면 어둠이 짙다고 했다. 지난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은 그간의 성장세를 반납하며 추락했다. 6조 원을 넘봤던 수탁고는 작년 3조 원 밑으로 내려갔다. 펀드와 일임, 기관과 개인 너나할 것 없이 자금을 빼갔다.
표면적인 이유는 수익률 부진이었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성장만 해온 터라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재량이 부족했다. 운용역 위주로 돌아갔던 조직은 매니저들이 떠나자 쉽게 흔들렸다. 운용에 비해 무게감이 덜했던 마케팅 조직이 이를 막아내긴 어려웠다.
설상가상으로 금융시장에서는 주식형펀드가 외면받았다. '소수펀드' 원칙을 고수해온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대체 상품을 적극적으로 냈을 리 만무했다. 남들은 첨단 무기로 시장과 경쟁하는데 에셋플러스자산운용만 칼 한 자루로 싸운 꼴이었다.
이 시점에서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눈여겨봐야 할 회사가 하나 있다. 일본 맥주시장을 선도했던 아사히맥주는 1980년대 한자릿수 점유율로 추락했다.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기술자가 많은 제조 분야만 중시하고, 영업 및 관리 조직은 별도로 움직이도록 놔뒀다.
아사히맥주는 1986년 후쿠치 시게오 사장을 만나며 변한다. 마케팅을 강화해 대내외 소통을 확대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신상품을 만드는데 집중했다. 직원들의 처우 또한 개선시켰다. 15년 후인 2001년 아사히맥주는 '슈퍼드라이'를 통해 1위를 탈환했다.
최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을 보면 아사히맥주와 닮은 점이 많다. 마케팅과 운용역 간 교류를 추진하고 있고, 신상품을 속속 준비 중이다. 직원들을 위한 장기 성과급 체계도 마련하기로 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아사히 맥주처럼 다시 우뚝 설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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