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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주관사 베팅에 자금조달 성공 컴포트 레터 발행, 법적 책임 주관사로 전가…135일룰 적용 없이 발행

이길용 기자공개 2017-05-19 08:32:56

이 기사는 2017년 05월 1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135일룰(Rule) 적용 없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5월 초 연휴가 몰리고 대선까지 겹치면서 발행 윈도우(Window)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수자원공사와 주관사단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컴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135일룰 문제를 해결했다. 대선 이후 첫 한국물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북한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6일 오전 한국수자원공사는 아시아 시장에서 투자자 모집을 선언(announce)하고 유로본드(RegS) 북빌딩(수요예측) 절차에 돌입했다. 이니셜 가이던스(최초 제시 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125bp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유럽을 거쳐 미국에서 17일 새벽(현지시간) 딜을 마감했으며 105개 기관이 총 16억 8870만 달러의 주문이 모였다. 최종 발행 규모는 3억 5000만 달러로 확정됐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이 없다. 내년 4월 3억 달러 규모의 유로본드가 만기 도래하는데 이번 딜은 이 채권을 선제적으로 차환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난 3월에 금리를 올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6월에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농후해 금리 인상 전에 자금 조달을 마무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조달을 서두르다보니 135일룰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135일룰이란 해외 투자자를 대상 투자설명서(Offering Circular·OC)에 반영되는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 시한을 135일로 못박은 규정이다. 지난해 말 재무제표를 사용한 한국수자원공사는 135일룰을 적용받아 지난 12일까지 납입을 마무리해야 했다.

하지만 4월 말 국민은행이 커버드본드 발행 윈도우를 확보했고 5월 첫째 주에는 근로자의 날,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등 연휴가 3일이나 있어 딜을 론칭(launching)하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8일에는 프랑스 대선 직후 우리은행이 티어1(Tier-1) 코코본드 프라이싱(pricing)을 실시해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135일을 넘길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발행 시점을 연기하고 싶지 않았던 수자원공사와 주관사단은 회계법인으로부터 컴포트 레터(Comfort Letter)를 받는 방식으로 딜을 진행했다. 컴포트 레터는 공인회계사가 인수업자에게 발행하는 서한을 의미한다. 높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인수업자(주관사)가 투자자들에게 채권을 팔아도 된다는 의견을 받아 법적인 책임을 발행사보다는 주관사가 지게 된다.

외국계 IB마다 컴포트 레터를 활용한 딜을 할 수 있는 발행사들을 내부적으로 정한다. 법적 책임 소재가 주관사로 명백히 넘어가기 때문에 함부로 135일을 넘는 딜을 할 수 없다는 후문이다.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는 국가 신용등급과 등급이 동일해 대부분의 외국계 IB들이 초저위험 이슈어(Issuer)로 분류해 이런 형태의 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2014년부터 신용등급이 꾸준히 올라 우량채로 분류되는 한국물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모습이다.

북한 리스크에 노출돼 부진했던 한국물 수요가 회복됐다는 점도 한국수자원공사 딜을 통해 완전히 입증됐다. 지난 4월 남동발전과 도로공사는 주문 규모가 각각 8억 달러와 6억 달러에 그쳤다. 광물자원공사는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에 나섰지만 수요가 5억 달러에 머물렀다. 지난 8일 실시했던 우리은행 티어1 코코본드는 15억 달러의 주문을 모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선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수자원공사 딜로 일반 선순위 한국물의 인기가 되살아났다는 사실이 완벽하게 입증했다.

이번 딜은 노무라증권, 크레디아그리콜, 골드만삭스, UBS가 주관사로 참여했다. 발행사와 주관사 법률자문사는 각각 법무법인 태평양과 클리포드 챈스(Clifford Chance)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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