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캐피탈·현대커머셜 영구채 의존도 높은 까닭 완전자회사 아닌 지분구조 영향…유증시 주주부담·가치희석 우려
원충희 기자공개 2017-06-09 09:59:4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은 캐피탈업계에서 유독 신종자본증권(영구채) 의존도가 높은 회사다. 이들은 지분구조상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증에 따른 대주주 부담가중과 주주가치 희석 등을 우려, 신종자본증권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KB캐피탈은 지난 4월 27일 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공개매수가 시작된 날짜(4월 17일) 바로 직후다. KB캐피탈은 2015년 3월부터 지난 4월까지 500억 원씩 6차례에 걸쳐 총 3000억 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는 KB금융지주가 전부 매입했다.
앞서 3월 27일에는 현대커머셜이 사모채 방식 신종자본증권 500억 원을 발행했다. 2014년 6월(1200억 원), 2015년 9월(800억 원)에 이어 3번째다.
캐피탈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드문 일은 아니다. 하나캐피탈은 2015년 1월에 1000억 원 규모로, 롯데캐피탈과 JB우리캐피탈은 2015년 7월과 9월에 각각 1010억 원, 1000억 원을 찍어낸 바 있다. JB우리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9월에 660억 어치를 추가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캐피탈사들은 한두 번 발행에 그친데다 유증과 번갈아가며 자본확충을 하는 반면 KB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은 유난히 신종자본증권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KB캐피탈은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29.9%으로 타사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다. 4월 발행분을 추가하면 35%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커머셜 또한 자기자본 대비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29.2%로 20% 초반대인 타 캐피탈사 대비 높다. 만약 지난 2월 현대카드 지분 19%(3048만 8404주)를 취득하면서 얻은 염가매수차익(2293억 원)이 자기자본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의존도는 훨씬 높아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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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당시 우리파이낸셜)은 2014년 2월 KB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된 후 유증보다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 왔다. 유증은 우리파이낸셜 시절인 2012년 7월 30일 주주배정방식으로 622억 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한 게 마지막이다. 지난 2007년 3월 설립된 현대커머셜 역시 2011년 11월 1000억 원어치 전환우선주를 발행한 것 외에는 증자를 실시한 적이 없다.
이들이 신종자본증권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지분구조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둘 다 완전자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유증효과 희석과 기존주주 부담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KB금융지주의 KB캐피탈 지분율은 지난 4월 공개매수가 시작되기 전에는 52%였다.
KB캐피탈 한 관계자는 "KB지주의 100% 자회사가 아닌데다 상장사라 유증이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킬 우려가 있어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며 "7월 이후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유증으로 자본조달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커머셜도 비슷하다. 대주주 구성을 보면 현대자동차가 50%,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16.67%,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정 부회장 아내)이 33.33%를 갖고 있다. 현대차와 정 부회장 부부가 각각 50%씩 소유한 구도라 비율을 맞춰 유증을 하려면 정 부회장 부부도 출자를 해야 한다. 대주주 유증부담을 피하기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선택했다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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