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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을지로사옥 '1조 이상' 고수 왜? 자산 유동화 '잡음 제거'…매각가 높이기 위해 원매자에 '당근'

고설봉 기자공개 2017-06-14 07:55:02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3일 14: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이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옛 외환은행 본점) 매각가로 '1조원 이상'을 고수하고 있다. 부영그룹이 인수 희망가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는 9800억 원을 써냈음에도 우선협상자 선정을 미루고 있다. 막판까지 상징적 의미의 매각가 '1조 원 이상'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KEB하나은행 을지로 사옥 인수 희망가로 9800억 원을 제시했다.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써낸 곳은 캡스톤자산운용으로 9400억 원이다. 당초 시장에서 감정평가하고, 추정한 매각 예정가인 약 8000억 원 안팎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은 우선협상자 선정을 미루고 있어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KEB하나은행은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긴다는 방침이다. 상징적 의미로 을지로 사옥 매각가로 1조 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다.

을지로 사옥은 1981년 준공 뒤 35년간 외환은행이 본점으로 사용했다. 역사와 전통이 깃든 건물로 옛 외환은행 구성원들에게는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이러한 을지로 사옥의 상징성은 매각을 추진하는 KEB하나은행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매각가 1조 원 이상은 KEB하나은행이 매각에 따른 잡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란 해석이 꾸준히 제기됐다. 합병으로 인해 늘어난 유휴 부동산 정리라는 명분과 자산 유동화의 극대화라는 실리를 동시에 챙기며 옛 외환은행 구성원 달래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을지로 사옥은 대지면적 1만 1742㎡, 연면적 7만 4834㎡, 지하 3층~지상 24층 규모이다. 매각가를 1조 원으로 산정했을 경우 대지면적 1㎡당 8516만 원(3.3㎡당 2억 8104만 원), 연면적 1㎡당 1336만 원(3.3㎡당 4410만 원)으로 추산된다.

을지로 사옥이 1조 원 이상에 거래되면 KEB하나은행의 다른 유휴 부동산 몇 개를 매각하는 효과를 한 번에 거두게 된다. 실제 현재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을지로 사옥 길 건너 편의 을지별관은 매각 예정가격이 약 1281억 원이다. 을지별관 8개를 매각하는 것과 을지로 사옥 1개를 매각하는 효과가 산술적으로 같다.

1조 원 이상을 받아내기 위해 KEB하나은행은 원매자들과 꾸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을지로 사옥 매각 이후에도 하나카드, 하나생명 등 계열사를 을지로 사옥에 입주시키기로 했다. 의무 임대차계약기간은 최소 3년이다. 새 주인이 개발을 원하면 3년 안에라도 건물을 비워줄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대료 조정을 통해 매각가에 맞는 수익률을 보장하고 금융 혜택도 제공하는 등의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에서 계열사를 통해 '세일앤리스백'을 하고, 1조 원에 걸맞는 수익률을 보장해 주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안다"며 "또 원매자가 매입과정에서 잔금을 금융권으로부터 차입 할 경우 금리우대 등도 고려 사항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비밀유지조항이 적용되는 건으로 어떠한 사실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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