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의 수익성 개선에 대해 '종자'를 먹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줄이지 말아야 할 투자비용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설비투자를 10%이상 줄였다. 2014년 20%를 넘던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도 2016년 11%까지 낮췄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공격적 경영을 선언했던 취임 초와 반대로 신사업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M&A에 뛰어드는 것은 물론 신기술 선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특히 ICT 공룡들이 앞 다퉈 뛰어들고 있는 5G 투자도 아직 발을 들이지 않고 있다. 5G 기술이 표준화되는 내년부터 서서히 투자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선점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LG유플러스가 5G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지 않는 것은 의외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물론 해외 이통사들은 5G 기술 선점을 위해 올해부터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가 모두 5G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연구개발 및 글로벌 협업에 혈안이 돼 있다.
권 부회장은 2015년 취임 당시 성장이 둔화된 통신 서비스 시장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다는 해석이 많았다. 그는 재무통답게 다양한 비용절감 활동으로 1년 만에 영업이익 20% 개선 성과도 이뤘다.
그러나 비용을 절감한다는 이유로 신사업 투자를 줄이는 최근의 행보가 이어진다면 5G 경쟁에서 밀려나 LTE 1등 명성을 지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2020년 5G 상용화까지 몇 년이 남은 만큼 당장은 투자 감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에 취해 기술력 추락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통업계는 조금 늦은 LTE 대응으로 가입자 급감에 구조조정까지 맞물려 적자로 돌아선 KT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권 부회장은 LG유플러스에서도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에서처럼 1등 신화를 강조하고 있다. 그가 LG화학 시절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추격자들을 멀리 따돌린 패기가 다시 한 번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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