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미국 금리 인상에도 한국물 발행 '호조' [Market Watch]만기도래 차환, 선제조달 잇따라…FRN 대세, 장기물은 기피

이길용 기자공개 2017-07-13 09:04:44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1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한국물 발행사들이 만기 도래 물량을 적극적으로 차환하고 선제 조달에 나서면서 2014년 상반기 이후 최대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금리 인상의 여파로 변동금리부채권(FRN) 조달이 늘어난 반면 지난해 호황을 이뤘던 장기물은 급감했다.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물 발행 물량은 173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공모와 사모를 합친 규모다. 더벨 리그테이블 기준 올해 상반기 한국물 공모 물량은 146억 5070만 달러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상하고 올해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리면서 한국물 발행 물량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발행 물량은 각각 130억 달러와 141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올해 17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기우였음을 입증했다. 역대 최대 호황이었던 2014년 상반기 214억 달러 이후 최대다.

금리 인상기에도 올해 상반기 한국물 시장이 활발했던 이유는 발행사들이 만기 도래 물량을 적극적으로 차환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물 만기 도래 물량은 174억 달러였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의 발행이 이뤄졌다. 이는 기획재정부로부터 발행 윈도우(Window) 확보에 애를 먹는 한국물 발행사들이 차환을 통해 외화 조달 창구를 유지하려는 수요가 맞물려 발생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기재부는 차환 물량에 대해서는 윈도우를 수월하게 내주지만 신규 외화 조달에 대해서는 깐깐한 심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제 조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올해 상반기 한국물 시장의 호황을 이끄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명약관화로 여겨지면서 한국물 발행사들은 올해 1분기에만 1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 만기 도래 물량이 118억 달러에 불과하고 선제 조달을 마무리한 발행사들이 많아 하반기에는 발행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물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FRN 발행도 급증했다. 지난해 전체 한국물 발행 물량 중 FRN의 비중은 15.4%에 불과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33.5%까지 늘었다.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에 대응할 수 있는 FRN을 선호해 벌어진 현상으로 분석된다. 고정금리부채권(FXD) 트랜치(tranche) 없이 FRN으로만 발행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금리 인상기에 외면받는 장기물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 10년 이상 장기물 비중이 33.5%에 달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14.5%로 급감했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보험사들의 수요 덕분에 한국물 장기물이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국내 보험사들의 한국물 익스포저가 늘어나고 새로운 회계기준에 맞춰 20~30년 수준의 초장기물을 원하면서 한국물 장기물은 국내 보험사들로부터도 외면받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3~5년 만기의 물량이 많이 출회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외국계 DCM은 금리 인상으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상반기는 오히려 호황을 보였다"며 "하반기는 만기 도래 물량도 적고 대부분의 발행사들이 선제 조달을 마무리해 정말로 먹거리 걱정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내다봤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