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7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출시되자마자 사용해봤는데 유저 인터페이스(UI)가 잘돼있고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수익모델이 없다는점은 아쉬웠어요. 케이뱅크나 기존 모바일뱅킹과는 차별화된 무언가가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국내 한 시중은행의 임원이 경쟁자 입장에서 본 카카오뱅크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카뱅 빅뱅'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만큼 흥행 돌풍이었던 카카오뱅크에 대한 나름 객관적인 의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이 소비자 입장에선 매우 반가웠지만 한편으론 궁금했다. 저렇게 파격적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고 싼 송금수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카카오뱅크는 남는게 있을까?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내고 금융상품 판매나 IB, 트레이딩 등을 통해 비이자이익까지 내는데, 카카오뱅크는 예대차가 적고 현재 비이자이익에 해당하는 금융상품은 취급하지 않는다.
물론 카카오뱅크가 당장 수익모델을 안 갖고 나왔다 해서 앞으로도 수익성이 없을 것이란건 아니다. 카카오톡도 처음엔 수익모델이 없었지만 가입자 수를 늘리다보니 잠재적인 수익창출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 가능성은 투자로 이어졌고 카카오택시나 카카오네비게이션과 같은 다른 자회사로 연결됐다. 카카오뱅크도 고객을 최대한 많이 유치하고 거래 금액을 늘리는데서 시작할 것이다.
문제는 카카오톡과 달리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라는 점이다.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카카오톡보다 사업 확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으며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내야 한다. 고객 수가 어느정도까지 도달한 후 예대마진을 늘리거나 수수료를 높일 수 있지만 이렇게 되면 다른 은행들과 차별화가 없어진다. 파격적인 금리 조건과 편리한 서비스에 가입자가 몰렸지만 거꾸로 보면 이 고객들은 언제든 발길을 돌릴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모토는 '같지만 다른 은행'이다. 같은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기존에는 없는 혁신성을 보여주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혁신이 무엇인지 궁금증만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카카오뱅크가 '다른' 은행을 구현하려면 앞으로 어떤 수익모델을 내놓는가에 달려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방식만으로는 고객을 붙잡기는 어렵다는걸 알았으면 한다. 같지만 더 좋은 은행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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