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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피, 실적개선 불구 2Q 현금 '1 억' 단기차입금 해소에 소진…SLP투자 난항 배경 관측

이경주 기자공개 2017-08-22 08:21:43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1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스마트폰용 인쇄회로기판 업체 디에이피(DAP)가 올해 2분기 수익성 개선에도 불구하고 분기말 현금성자산은 1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을 해소하는 데 대부분의 자금이 소요된 탓이다. 디에이피가 중장기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차세대 메인기판(HDI)인 SLP(Substrate Like PCB)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금융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디에이피는 올 2분기 매출 748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6%, 영업이익은 697.1%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0.4%에서 2.6%로 2.1%포인트 상승했다.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도 대폭 개선된 호실적이다.

디에이피 실적

디에이피 사업구조는 모바일용 PCB와 차량용 PCB로 나뉜다. 매출비중은 모바일용이 80%, 차량용이 20%다. 모바일용은 다시 90% 이상이 삼성전자 HDI 납품을 통해 발생한다. 삼성전자 공급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다.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S8 판매가 올 2분기 본격화된 것이 디에이피 실적을 견인했다. 디에이피는 갤럭시S8용 HDI 핵심 공급사로 초도물량의 25% 수준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에이피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 초도물량을 전작 대비 크게 늘린 데다 이 모델 HDI에 대한 스펙향상도 진행해 수혜를 봤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상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메인기판 사양이 10층에서 12층으로 높아졌고 두께와 미세화측면 모두 개선돼 디에이피 제품믹스 개선효과가 올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 개선이 현금 비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디에이피 현금성자산은 2분기 말 기준 1억 원으로 올해 1분기 말 112억 원 대비 오히려 111억 원 가량 줄었다. 벌어들인 돈과 기존 현금까지 모두 단기차입금 해소에 대부분 지출한 결과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디에이피는 2분기에만 단기차입금을 1352억 원 상환했다. 동시에 신규로 1200억 원을 단기 차입하며 결과적으론 재무활동에 의해서만 121억 원 현금지출이 발생했다.

디에이피 재무

디에이피는 기본적으로 외부차입 의존도가 높고, 그 중에서도 1년 내에 상환해야 할 단기 차입 비중이 높다. 영업으로 돈을 벌어도 현금이 쉽게 쌓이지 않는 것은 이 같이 금융지출 부담이 큰 재무구조 때문이다.

올 2분기 말 기준 디에이피 자산총계 2454억 원 가운데 총차입금은 964억 원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9.3%다. 금융권은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 미만인 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평가하는데 디에이피는 이를 9.3%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총차입금 중에서도 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 포함)은 606억 원으로 전체의 62.9%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단기 상환 압박이 크다는 뜻이다.

디에이피가 중장기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SLP 투자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재무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신작인 갤럭시S9부터 SLP를 60% 비중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기와 코리아써키트, 대덕GDS, 이수페타시스 등 4개업체 총 1900억 원 규모의 SLP 설비투자를 올 6월부터 시작했다.

반면 디에이피는 삼성전자 플래그십용 HDI 핵심공급사임에도 현재까지 관련 움직임이 없다. 업계는 디에이피가 사실상 갤럭시S9용 SLP 공급은 포기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디에이피는 SLP 대신 기존 HDI가 탑재되는 갤럭시S9 북미용 모델 HDI를 전담해 샘플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디에이피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기존 HDI 납품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삼성전자가 SLP 도입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디에이피는 시장상황을 보고 SLP투자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디에이피 관계자는 "SLP 시장이 본격 개화될 때까지 상장 상황을 지켜보고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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