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리더는]사외이사, '외풍 차단' 역할 해줄까3년 전 경험 영향 줄 듯, 현 정부와 친분 변수될 수도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05 11:31:2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4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3년 전처럼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풍(外風)을 막아줄 수 있을까. KB금융이 차기 회장을 이달 내 선출하기로 하면서 이사회, 특히 사외이사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외이사 전원이 차기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 멤버라는 점에서 혹시 있을 수도 있는 외풍을 차단하는 마지막 방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윤종규 현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외풍에 따른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면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1일 확대위를 개최해 최영휘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선임하고 회장 후보추천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를 시작했다.
확대위는 사외이사 7명 전원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오는 8일 후보군 평가와 압축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부 인사 18명과 외부 인사 5명 등 총 23명의 후보자군(롱리스트)을 3명 내외의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으로 압축하고, 심층 평가를 실시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안에 최종 후보자를 낙점한다는 계획이다.
KB금융 안팎에선 윤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과거처럼 외부 입김이 스며들어 예상 외의 인물이 부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의 경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민간금융사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외부 출신 후보가 급부상했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차기 회장 자리를 내정받기 위해 '줄대기'를 시작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노무현 정부 출신 인사 또는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차기 회장 인선에 개입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외부 인사로 거론되는 A씨의 경우 부산상고 출신으로 벌써부터 눈여겨 봐야 한다는 얘기나 부산 출신의 B씨가 문재인 대선 캠프 측과 상당한 인연이 있다는 식의 얘기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KB금융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 외부 입김이 스며들 조짐이 보이면서 확대위, 즉 사외이사들이 외풍을 차단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KB금융은 과거 보이지 않은 손을 통해 회장 인사가 결정된 경험이 가장 많은 지주사"라며 "사외이사들이 외풍을 제 때 차단하는 역할을 해 줄 수 있을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확대위가 이달 말까지 약 한 달만에 회장 후보 추천과정을 끝내기로 했다는 점에서 외풍을 차단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KB금융 사외이사들의 경우 3년 전 회장 선출 과정에서 외풍을 차단했던 경험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9월 KB금융 회장 선출 작업이 본격화되자 당시 박근혜 정부는 차기 회장에 C모 후보를 앉히기 위해 사외이사들에 직접 연락을 해 압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회장후보추천위원회(현재 확대위와 비슷한 기능) 위원장을 맡았던 김영전 사외이사와 이경재 사외이사(당시 이사회 의장) 등은 이 같은 압박을 무시하고 내부 출신 CEO 선임에 공을 들이면서 외풍을 차단했었다. 그 결과, 윤 회장은 회추위원 9명 중 6명의 지지를 받아 KB금융 회장에 최종 낙점됐다.
앞선 관계자는 "KB금융 사외이사는 외풍을 막고 현재의 경영승계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다"며 "외부 입김에 흔들릴 가능성은 다른 금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와 달리 사외이사 전원이 교체됐고, 현 사외이사들의 경우 문재인 정부의 유력자들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병남·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 등은 현 정부의 유력자가 된 인사들이 추천했다. 이병남 사외이사는 KB금융 소액주주였던 경제개혁연대가 최초 후보제안을 했다. 당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현재 공정거래위원장이다.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를 최초 후부로 제안한 이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다. 장 교수는 현재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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