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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 DGB 회장, 예견된 리더십 위기 주총서 주요 주주 연임 반대...주가·실적 나홀로 감소

김선규 기자공개 2017-09-07 08:52:18

이 기사는 2017년 09월 06일 13: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집권 2기를 맞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주요 주주들의 연임 반대로 한 차례 위기를 겪은 박 회장은 악재가 잇따라 터지면서 리더십이 크게 손상됐다는 분석이다.

대구지방경찰청은 5일 대구은행 본점과 박 회장 및 부장급 간부 6명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4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박 회장 등 관련 직원 6명을 입건했다.

이번 비자금 조성 의혹은 내부 투서로 인해 시작된 수사라는 점에서 내부 갈등으로 돌출된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평가다. DGB금융 관계자는 "내부 비자금 조성은 외부에서 알아내기 어려운 사안이며 상품권깡은 이전부터 관행적으로 진행해오던 자금조성 방법"이라며 "내부에서 박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 경찰에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위기에 처한 박 회장은 올해 초 연임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3월 열린 DG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연임 안건을 두고 총 참석 주식수 중 11.03%가 반대표를 행사했다. CEO연임을 두고 두 자릿수 이상 반대가 나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일부 외국인 주주들이 박 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CEO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인 주가의 흐름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지주에 투자한 해외유수의 롱펀드들은 지역경제 기반에 따른 높은 성장률과 수익성, 안정적인 배당정책에 매력을 느끼고 장기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박 회장 취임 이후 진행된 4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DGB생명 인수, 배당 축소 등으로 주가가 떨어지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여기에 DGB금융지주의 실적도 저조한 수준을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814억 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 가까이 떨어졌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개선으로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한 다른 금융지주사와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장·행장을 겸직하고 있는 '제왕적 리더십'을 바탕으로 독단적으로 경영 판단을 진행했지만, 주가나 실적이 좋지 않다 보니 주주나 회사 내부에서 박 회장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진 것으로 안다"며 "정권 교체와 맞물려 '친야 성향'이 강한 박 회장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비자금 관련 투서가 나온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무상 횡령으로 입건된 박 회장은 향후 거취를 결정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DGB금융지주와 이사회에서도 경찰 조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DGB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아직 DGB로부터 이번 사건에 대한 특별한 보고를 받은 바 없다"며 "박 회장이 향후 거취에 대해 이사회 측에 전달한 내용도 없으며 ,이번 사건으로 이사회 소집 일정도 통보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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