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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포스트 사드 시대 준비해야 [thebell note]

박상희 기자공개 2017-09-26 08:30:3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5일 07: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분기는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3분기부터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베이징현대가 '올 뉴 루이나' 등 신차를 출시하면서 판매가 조금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합자법인 베이징현대에 납품하는 협력 부품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반토막 난 판매량이 조금이라도 되살아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현대·기아자동차 및 협력업체의 바람과 달리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는 장기화 될 조짐이다. 지난 3월 보복 조치가 가시화 된 이후 반년이 넘도록 현재진행형이다. 그 사이 실적은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2분기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났고, 그 영향으로 영업이익·당기순익도 덩달아 급감했다.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중소 부품업체에 미치는 충격파는 더 커서 적자전환한 기업들이 속출했다.

베이징현대는 서둘러 신차 출시에 나서는 등 분위기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돌아선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쉽게 돌릴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드보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사드 보복 이슈가 정치외교적으로 해결된다 하더라도 중국 시장이 이전처럼 우호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사드 배치 보복 조치는 중국 기업과 산업을 키우기 위해 자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트리거였다. 관련 이슈가 해결돼도 국내기업을 겨냥한 노골적인 괴롭힘은 계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조짐은 베이징현대가 부품업체에 납품 대금 지급을 3개월가량 미루면서 가격 인하를 요구한데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와 중국에 동반 진출한 국내 부품사에 무리하게 단가 인하를 요구하면서 그보다 가격이 낮은 중국 부품업체로의 교체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으로 시너지 효과가 큰 대표적인 제조업이다. 각종 원재료와 수많은 부품을 담당하는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면 자동차산업이 갖는 밸류체인의 가치는 상당하다. '경제굴기'를 꿈꾸는 중국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역으로 중국의 경쟁자인 한국기업에는 심각한 도전과 위협이 될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기업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판매량이 급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일차원적인 문제다. 중국 당국이 자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정당한 자격을 가진 파트너 혹은 선의의 경쟁자로 대우하지 않고 도태시켜야 할 적으로 간주하는 순간 현대기아차가 직면한 문제는 고차 방정식이 돼 버린다. 포스트 사드(Post-THADD) 시대 준비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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