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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이 보여준 기업구조조정 소신 사심 없는 빠른 결정,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포기' 이끌어내

윤지혜 기자공개 2017-09-28 07:54:43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10: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게 된 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 산업은행 취임 전 재벌개혁과 은산분리를 주장했던 이동걸 회장이 앞으로 남은 기업구조조정에서 어떤 소신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박삼구 회장은 26일 금호타이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전날 개최된 주주협의회 결의에 따라 27일 박삼구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은 금호타이어 경영진에서 물러난다. 업계는 박삼구 회장이 돌연 금호타이어를 포기하게 된 배경에 주목했다. 박삼구 회장이 오랜 기간 금호그룹 재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고, 매각이 무산된 후에도 자구안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중을 피력해왔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이번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새로 선임된 이동걸 회장을 꼽는다. 사실 그간 은행 내부에서도 박삼구 회장이 제시한 금호타이어 자구안에 대한 의견이 갈렸다. 금호그룹이 지난 12일 자구계획을 제출한 뒤 산업은행이 장기간 특별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은행의 회장 교체가 이뤄지고 있던 시기였고 금호그룹의 의견을 수용할 지에 대해 갈팡질팡하며 결정을 보류했다.

하지만 이동걸 회장이 취임한 후 금호타이어 자구안에 대한 기조는 반대쪽으로 기울어졌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많지만 이동걸 회장은 금호타이어 현안을 보고 받은 후 원칙을 준수해 비교적 빠른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 25일 이뤄진 박삼구 회장과의 회동에서 전에 없던 산업은행의 단호함을 보여줬다고 전해진다. 이동걸 회장은 금호그룹의 자구안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자율협약 방식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박삼구 회장도 이동걸 회장의 통보에 응수할 도리가 없는 분위기였던걸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박삼구 회장이 지금은 경영권을 내놓고 후일을 도모할 것이란 의견도 나오지만 적어도 이동걸 회장이 재임하는 기간동안 반전은 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나아가 이번 금호타이어 자구안 결정이 앞으로 남은 조선업계 구조조정이나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한 향방이 어떻게 정해질 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은 교수시절 발언이나 이력을 차치하고 봐도 사심(私心)이 없는 분"이라며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기업을 대할 때 원칙에 준수한 태도를 일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도 더이상 자구안에 대한 공방을 이어가봤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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