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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영업통' 사령탑 시대 열었다 [삼성리더십 어디로]이동훈 OLED사업부장, 사장 승진 내정…애플 고객사 유치 성과

이경주 기자공개 2017-11-03 08:05:58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2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동훈(사진) OLED사업부장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통' 출신 사장이 나왔다. 이 사장은 애플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안팎에선 이 사장이 '기술'보다 '영업'에 의해 실적이 좌우되는 시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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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2일 OLED사업부장인 이동훈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고 밝혔다. 전임 대표이사였던 권오현 부회장이 지난달 13일 사임을 발표함에 따른 후속인사다. 삼성디스플레이 측은 "이 사장은 2015년 OLED사업부장으로 부임해 차별화된 제품과 시장 다변화, 대형 거래선 개척을 통해 글로벌 OLED 시장에서 절대우위를 실현하며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이 사장 선임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처음으로 '영업통' 사장 시대를 열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사장 전까진 '기술통' 대표만 선임됐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출범 직후인 2012년 7월 초기 대표이사를 권 부회장(서울대 전기공학)으로 선임했다. 이후 2013년 3월 김기남 사장(서울대 전자공학), 2013년 12월 박동건 전 사장(서강대 전자공학)에 이르기까지 모두 엔지니어 출신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차별화된 기술력이 핵심 경쟁력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패널 시장 95%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시장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업통'이 중용된 것은 이 사장의 '영업 수완'이 워낙 출중했기 때문이란 것이 안팎의 평가다. 애플 고객사 유치가 대표적 성과다.

1958년 생(만 59세)인 이 사장은 고려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5년 삼성전관(현 삼성SDI)에 입사해 영업부서에서 실력을 쌓았다. 브라운관 영업을 할 당시 이 사장의 역량이 크게 부각되기 시작했다. 당시 패널시장은 배불뚝이 TV인 브라운관(CRT) 시대가 끝나가고 평판TV인 LCD(액정표시장치)로 급격히 재편되던 시기였다. 삼성SDI는 주 수익원이었던 브라운관 매출이 줄어드는 와중에 신규로 꾸리던 PDP사업이 예상과 달리 수요가 늘지 않아 고전하고 있었다.

이 사장은 영업맨들 사이에선 '무덤'으로 불렸던 브라운관 영업을 자청했다. 2006년 브라운관사업부 마케팅팀장이 됐다. 이후 브라운관 사업부는 사업을 종료할 때까지 흑자를 유지하는 수완을 냈다. 당시 삼성SDI 실적을 분석했던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동훈 상무(당시)가 브라운관 영업을 맡으면서 힘든 시기에 사업을 접을 때까지 흑자를 유지하는 기적적인 수완을 보여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브라운관 사업타격을 최소화한 덕분에 당시 중장기 성장동력인 AMOLED(중소형 OLED) 사업을 안정적으로 육성할 수 있었다. 2012년 삼성SDI 등 삼성그룹 패널 관련 사업부가 삼성디스플레이로 통합된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사업을 본격화 한다. 삼성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OLED패널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이 때에도 이 사장이 기여했다. 이 사장은 2012년 OLED사업부 전략마케팅실 실장, 2015년 OLED사업부장(부사장)이 됐다.

덕분에 OLED는 현재 LCD를 뛰어넘는 주력 사업으로 부상했다. 올 1분기 기준 OLED사업부 매출 비중은 61.6%로 LCD 사업부 38.4%를 크게 앞서고 있다. 2년 전인 2015년 1분기만해도 OLED사업부 매출 비중은 41.9%로 절반이 안됐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또 한번 결정적인 역할을 해낸다. 지난해 초 미국으로 건너가 애플 경영진과 협상 끝에 아이폰용 OLED패널 단독공급사 지위를 따냈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10주년 기념작 아이폰X에 삼성디스플레이 OLED패널이 탑재된다. 덕분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 1조5000억 원이 넘는 역대 최고 분기 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2000년 중반 고군분투하며 브라운관 사업 타격을 최소화 한 것이 지금 OLED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볼 수 있다"며 "이 사장은 애플이 아이폰에 OLED를 채택하는 데에도 큰 공헌을 세운 것으로 안팎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대표 인선에서 소외돼 왔던 삼성SDI 출신이, 그것도 영문과를 나온 영업맨이 삼성디스플레이 수장에 오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라며 "그 만큼 이 사장이 출중한 수완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이하 2018년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마무리해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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