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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주목받는 말레이시아 큰손들[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

고영경 박사공개 2017-11-08 08:45:23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6일 1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세안 회원국 가운데 거대 연기금이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말레이시아다. 정부 관련 투자기업(GLICs, Government-Linked Investment Companies)은 모두 일곱개. 재무부 투자기업(MoF Inc)을 필두로 투자공사 카자나, 국영 주식회사(PNB), 고용연금(EPF), 군인 저축기금(LTAT), 이슬람 성지순례 기금(LTH), 그리고 은퇴기금(KWAP) 등이다. 일곱 곳 모두 말레이시아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축으로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 일곱 개 투자기관이 말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정치경제분야 전문가 테렌스 교수의 연구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이 7개 정부관련 투자기업들은 상위 상장기업 100개 가운데 35개를 소유하고 있다. 전체 시장 가치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EPF, KWAP, LTH, LTAT 등 4개 투자기관이 연금 혹은 공적 기금에 해당한다. 투자공사 카자나에 대해서는 이미 소개한 바 있다.

20171106_말레이시아 큰손들

EPF와 LTH, LTAT는 각각 1951년과 1969년, 1972년에 설립되어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KWAP는 비교적 늦은 1991년에 설립됐다. PNB는 보다 특수한 목적으로 설립된 투자사로 중국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적 지위가 낮은 말레이인들의 삶 향상을 목표로 설립되었다. 4개의 연기금은 설립 목적은 조금씩 다르지만 '수익의 극대화'라는 목표는 같다.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는 EPF는 주식 부문에 41.76%를 투자하고 있다. 해외투자 규모는 전체 투자자산의 29%에 이른다. EPF는 이미 한국에 투자한 전례가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커머스와 관련된 국내 물류창고에 약 700억 원을 투자키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째 규모의 KWAP는 주로 말레이시아 국내 시장에 집중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80~90%가 말레이 주식과 부동산, 이슬람 채권 투자로 구성돼 있다. 2015년 해외 진출 계획을 세웠지만 환율이 떨어지면서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CEO가 자산배분 다각화 추진 신호를 시장에 던지면서 해외 진출 작업에 다시 착수했다. 사모펀드, 부동산 등 대체투자 그리고 11.6% 수준에 불과한 해외 투자 비중을 2020년까지 19%까지 확대한다고 밝힌 것이다.

LTH는 주식부문과 채권, 부동산에 각각 47%, 23%, 11%를 투자하고 있다. 해외주식 중 한국 투자는 15% 수준이다(2016년 10월 기준). EPF, KWAP도 마찬가지로 대체 투자와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며, 특히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국 내 투자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말레이의 4대 연기금은 해외 진출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 비록 지난 2, 3년간 원자재 가격하락과 환율 불안, 그리고 말레이 최대 스캔들인 1MDB에 연루된 탓에 주춤하긴 했지만, 최근 거시경제지표가 안정을 찾으면서 분위기는 반전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연기금이 지금까지 최대 투자기관인 EPF의 전략을 따랐던 점을 고려하면 해외 부동산과 주식에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나쁘지 않고, 상대적으로 낮은 환리스크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 개선으로 팽팽했던 남북간 긴장 이완까지 내다본다면 그들의 다음 행보는 어렵지 않게 예상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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