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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통합지수 개발 착수…업계 "실효성 없다" "코스닥 활성화 도모" vs "현실성 부족, 코스피200 대체 어려워"

강우석 기자공개 2017-11-22 15:18:2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15일 16: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새 벤치마크(BM) 지수를 개발 중이다. 국민연금, 주택안정기금 등 주요 연기금들의 코스닥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취지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통합지수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표 BM인 코스피200을 대체하긴 어렵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 통합지수 개발 착수…탈코스닥 방지·코스닥 부양책 일환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 우량 종목을 골고루 편입한 신규 지수 개발에 착수했다. 일각에 알려진 것과 달리 편입 종목 수, 지수산출 방법, 지수명 등 구체적인 사항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규 지수는 이르면 연말께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신규 지수 내 코스닥 비중을 높이는 게 쉽지 않은 과제"라며 "지수구성 방식부터 상품성 여부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통합지수 개발 논의는 올들어 본격화됐다. 카카오, 셀트리온 등 코스닥 대장주들이 잇따라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하면서 '탈코스닥 방지책'으로 떠올랐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90%에 달하는 코스닥 시장에 기관 수요를 끌어올 해법으로 제시됐다.

최근에는 코스닥 부양책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는 지난 2일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를 위해 BM 지수를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여기에는 기금운용평가 방법을 개선하는 대책도 포함됐다.

한국거래소도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KRX100, KTOP30 등 기존 통합지수가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바 있어 지수의 시장성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는 2014년 1월 일본이 도입한 ‘JPX닛케이400'을 참고하고 있다. 이 지수는 도쿄거래소 상장 기업과 오사카거래소의 2부 시장인 ‘자스닥' 종목을 골고루 섞었다. 일본공적연금(GPIF)이 BM으로 일부 채택하면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수 개발의 기준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될 것"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과도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업계 "현실성 떨어진다"…코스닥 활성화 기여 어렵단 지적도

업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통합지수의 개괄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인데도 실효성이 낮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기금 자금을 운용 중인 매니저들 사이에선 현실성없는 대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실무적인 차원에서 코스닥 종목을 바스켓에 담기 어려운 측면이 적지 않다"라며 "당국 정책의 지속성을 시장이 신뢰하지 않는다면 신규 지수가 정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거래소 이사장 교체에도 시장 정책이 뒤집히는 상황에서 코스닥 부양책이 현 정부 내내 이어지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스닥 활성화에 보탬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관 자금 유치만으로 시장 성숙을 기대하는 것은 단순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기금 자금을 유도하면, 주가는 올라가겠지만 그만큼 시장왜곡은 심해진다"라며 "코스닥 시장이 수용가능한 자금도 한계점이 있다는 걸 관계 당국이 알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자산운용사 임원은 "국민연금과 연기금투자풀, 주택안정기금 등 대형 연기금이 BM으로 탑재하느냐의 여부가 신규 지수 정착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코스피200이 대세고 최근 누적수익률도 압도적이어서 새 지수가 주류로 자리잡긴 만만치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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