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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에서 멈춘 출연, 과실 누리는 2·3세대 [한국의 100대 공익재단-한진그룹]②선대회장 부부·사돈가 기부, 조양호 회장 등 이사장 맡아

박상희 기자공개 2017-11-29 08:43:15

[편집자주]

공익재단이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한국전쟁 후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사회복지 문화 환경 예술 등으로 다양화 길을 걷고 있다. 보유 주식 가치 상승으로 몸집도 비대해졌다. 고도 산업화를 거치며 기업 의사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등 부수적인 기능도 강화됐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계열 공익재단의 '부의 편법 승계' 활용 여부를 전수 조사키로 하면서 재계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우리의 미래 공기이자 거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익재단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0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의 공익재단은 정석인하학원을 비롯해 정석물류학술재단, 일우재단 등 모두 3개다.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선대회장을 비롯해 부인 고 김정일 여사, 사돈지간이던 최현열 CV그룹(옛 남경그룹) 명예회장 등이 출자해 설립했다. 1세대에서 공익재단 기틀이 완료된 셈이다.

현재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정석인하학원 이사로 등재돼 있다. 일우재단은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여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석물류학술재단 이사장만 오너 일가가 아닌 유경희 법무법인 광장 전 변호사가 맡고 있다. 1세대에 설립된 공익재단 이사장을 사재 출연을 하지 않은 2·3세대가 좌우 하고 있는 셈이다.

◇사돈가 최현열 CV그룹 명예회장 일우재단 기부 인연…초대 이사장 맡아

일우재단은 1991년 '21세기한국연구재단'이라는 명칭으로 설립됐다. 2009년 8월 명칭을 현재 일우재단으로 바꿨다. 정석인하학원과 마찬가지로 조 선대회장의 의지가 담겨 만들어진 재단이다. 창업주의 '사람과 물자 수송과 문화교류는 일맥상통한다'는 뜻을 계승하고 실천하는 게 설립 목적이다.

한진그룹 공익재단 설립도
*한진그룹 공익재단 설립도
*출처: 한진그룹, 금융감독원

설립 당시 출연금은 284억 원이다. 조 선대회장이 대한항공 주식 23만 7552주(평가액 30억 9100만 원)를 출연했다. 사돈지간인 최현열 CV그룹 명예회장도 3억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출연했다. 당시 최 회장을 비롯한 5인이 출연한 현금총액은 11억 8600만 원이다.

출연 받은 자금 중 토지가 평가액 241억 원으로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한진그룹 계열사인 제동흥산이 제주도에 위치한 당시 평가액 233만 원가량의 토지를 출연했다. 그밖에 이정구 씨를 비롯한 2명이 용인에 위치한 평가액 7억 원 가량을 토지를 기증했다. 현재 일우재단의 총자산은 369억 원으로 이 가운데 토지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현열 명예회장은 장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조 선대회장의 삼남인 고 조수호 한진해운 회장과 결혼하면서 한진그룹과 사돈의 연을 맺었다. 그 인연으로 일우재단 설립 초기 현금을 출연했던 최 명예회장은 초대 이사장을 4년간 맡았다.

이후 1995년부터 조양호 회장이 이사장을 맡았다. 2002년 조 선대회장 별세 이후 잠시 김종선 전 정석기업 부회장이 이사장을 맡았지만 이듬해인 2003년 다시 조 회장이 이사장에 오른다. 2009년 부인 이명희 씨에게 이사장직을 물려준 이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 한진 母 고 김정일 여사, '정석물류학술'에 110억 쾌척

정석물류학술재단은 2004년 설립됐다. 한진그룹 산하 공익재단 중 가장 늦게 출범했다. '한진그룹 어머니'로 불리는 조 선대회장의 부인 고 김정일 여사가 남편 별세 이후 설립한 단체다. 설립 출연금은 110억 원으로 김 여사가 전액을 출연했다.

구체적으로 정석기업 9만 6700주(당시 평가액 80억 원)와 한진관광 19만 8000주(평가액 30억 원)를 증여했다. 그밖에 대한한공이 현금 4억 원을 출연해 힘을 보탰다.

출범 당시 100억 원을 조금 웃돌던 자산 규모는 현재 597억 원으로 커졌다. 이 가운데 주식 및 출자지분이 약 546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정석기업 주식가액(장부가액) 144억 원, 대한항공 246억 원, 한진칼 135억 원 등이다. 김 여사의 주식 출연 후 10년이 지난 지금 정석물류학술재단의 자산이 6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정석물류학술재단에 자산을 출연했던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별세 이전까지 이사장을 맡아왔다. 현재는 유경희 변호사가 2021년까지 5년 임기로 이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석태수 사장이 이사회 일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오너가는 이사회 멤버에서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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