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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서 멈춘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금호기업 설립 이어 고속 합병 주도…'금호산업 흡수' 과제로 남아

고설봉 기자공개 2017-11-28 08:39:29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7일 1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을 위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행보가 9부 능선에서 멈췄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은 금호홀딩스의 금호고속 흡수합병을 강행했다. 다만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지는 금호산업과 합병에 선을 그으면서 옛 영토 복원은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금호홀딩스는 자회사인 제이인케이삼차와 손자회사인 금호고속에 대한 흡수합병을 완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합병비율은 금호홀딩스 지분 1주를 제이인케이삼차 지분 0주·금호고속 지분 0주와 각각 교환했다. 합병 뒤 금호홀딩스의 주주구성 및 각 주주별 지분율은 변동 없다.

이번 합병은 박 회장이 주도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5년 10월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기업을 설립한 지 약 2년여 만에 박 회장은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홀딩스의 실권을 더욱 확고하게 틀어쥐게 됐다. 더불어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금호홀딩스에 안정감을 불어 넣었다.

금호홀딩스의 전신인 금호기업은 2015년 10월 설립됐다. 금호산업을 되찾기 위해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등 일가가 주축이 돼 설립했다. 그해 11월 금호기업은 금호산업 경영권지분(50%+1주) 인수대금 7228억 원을 지불하며 그룹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박 회장은 금호기업을 그룹 지주회사로 키우기 위한 수순에 돌입한다. 지난해 4월 첫 카드를 꺼냈다. 금호기업이 금호고속의 모회사인 금호터미널의 지분 100%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사들였다.

금호기업이 금호터미널 인수를 위해 들인 돈은 4150억 원이다. 당시 금호기업 자기자본 대비 2배(206.18%)가 넘는 금액이었다. 이로 인해 금호기업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설 수 있는 양분을 확보하게 됐다.

그해 5월 박 회장은 한 번 더 드라이브를 건다. 금호기업과 금호터미널 합병을 단행한다. 합병 뒤 법인명을 금호홀딩스로 바꾸고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준비했다.

당시 금호터미널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외에 그룹 나머지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렇다 할 수익사업이 없던 금호기업은 금호터미널 인수를 통해 그룹 계열사를 흡수하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금호홀딩스의 금호고속 합병도 이 같은 그룹 재건 일환으로 풀이된다.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는 한층 더 단단해졌다. 금호홀딩스를 중심으로 다수 주력 계열사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다만 완전한 의미의 그룹 재건이 완료되지 못했다. 금호홀딩스를 중심으로 잇단 통합이 이뤄졌지만 마지막 퍼즐인 금호산업 합병이 성사되지 않았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고속에 이어 금호산업을 순차적으로 금호홀딩스와 합병시키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금호홀딩스가 금호산업까지 품게 되면 그룹 포트폴리오가 구축되고, 우회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재무구조 개선과 지분가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도 직접 지배가 가능해진다.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그룹 유동성 위기 이전의 포트폴리오도 구축된다. 금호홀딩스 안에 건설부문과 고속부문을 배치하고 '금호' 상표권 권리도 확보할 수 있다. 이전 그룹을 지배하던 금호산업의 옛 모습을 갖추게 된다. 일부에서는 잇단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자금 소요가 늘면서 장기 과제로 남겨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홀딩스 합병은 전혀 검토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분 구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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