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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 정부 주도 '업계 1호'…민영화 속 '풍파' [전환기 엔지니어링업]①55년 업력 업계 선두권 유지, 한진중공업 계열 편입

이명관 기자공개 2017-12-06 08:39:55

[편집자주]

엔지니어링은 기술 기반의 설계 산업이다. 본격적인 건설 공사에 앞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기술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산업이지만 정작 건설업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 주요 수익원이었던 사회간접자본(SOC) 발주가 줄어드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더벨이 베일에 가려졌던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현주소와 향후 행보 등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11: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5년 업력의 한국종합기술은 2500여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업계를 이끌어온 대표주자다.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발전과 인력 배출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

◇정부주도 엔지니어링 업체 '국내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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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합기술은 국내 전문엔지니어링 업체의 시초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만큼 업계에서의 상징성이 크다. 한국종합기술은 1963년 '국제산업기술단'이란 사명으로 설립됐다. 설립 초기엔 공기업으로 분류됐다. 당시 전문적인 엔지니어링 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 주도로 설립됐다. 이후 1966년부터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라는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엔지니어링 업계 관계자는 "일부 개인사업자가 있었지만 기업으로서 틀을 가진 전문업체는 한국종합기술이 유일했다"며 "당시 개인이 한국종합기술을 설립한 뒤 산업은행과 일부 정부투자기관이 증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당시 정부의 설립 취지는 기술 용역 활성화와 외화유출 방지였다. 한국종합기술은 국토개발과 국가산업 발전의 기본이 되는 대부분의 기간사업에 참여했다. 포항종합제철소, 경부고속도로, 한강종합개발 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화 시대에 정부의 두뇌 역할을 담당했다.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토목 엔지니어링 전 분야에 걸쳐 기술력을 쌓았다. 이는 한국종합기술이 장기간 업계 선두권을 유지해온 비결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축척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외에 발을 들놓은 곳이 한국종합기술이다. 첫 해외 진출지는 베트남이었다. 1965년부터 베트남은 국내 건설들에게 중요한 성장기회로 여겨지던 곳이다. 베트남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국내 건설사들은 베트남으로 향했다. 같은 시기 한국종합기술도 베트남에 발을 디뎠다.

베트남을 시작으로 활발히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1976년 이란, 1984년 아프리카 시장에 잇달아 진출했다. 현재는 알제리, 가나, 에티오피아 미얀마 등 세계 전역에서 공공부문 및 민영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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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명화 바람타고 한진중공업 계열 편입

한국종합기술이 전기를 맞이한 시점은 1994년이다. 정부의 민영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한국종합기술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던 산업은행은 보유 지분을 ㈜신한종합건축사무소에 매각했다. 이때 5개 정부투자기관 지분 26.6%도 함께 팔렸다. 당시 매각가는 117억 원이었다.

민영화된 이후 1997년 다시 한 차례 주인이 바뀐다. 한진중공업그룹 계열 한진건설은 100억 원을 들여 한국종합기술을 인수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한진건설의 협력사인 신한종합건축사사무소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한진그룹의 위장계열사로 지적받았다"며 "한진중공업그룹은 이 같은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종합기술을 계열사로 편입시켰다"고 말했다.

한국종합기술이란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2005년 한진중공업은 한진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이때 한국종합기술은 한진중공업그룹 계열로 묶이면서 사명 변경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브랜드 가치 등을 고려해 바꾸지 않았다. 대신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서 한국종합기술로 사명을 간소화 시켰다.

한진중공업 계열에 편입된 한국종합기술은 이후에도 본래의 강점을 살려 정부가 발주하는 다양한 사업에 참여했다. 민영화 이후 전체 매출액의 80% 가량이 관급공사였다. 주요 사업으로 영동고속도로, 수도권 광역상수도, 서해안고속도로, 경인운하, 청계천 개발 국토개발 사업 등이 있다.

한국종합기술은 한진중공업 계열에 편입된 효과를 톡톡히 봤다. 한진중공업이 주도하는 조선소 건설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대표적인 공사가 필리핀 수빅 조선소다.

한국종합기술 관계자는 "대부분 정부에서 발주하는 공사를 수주하다 보니 관급공사 비중이 높다"며 "그동안 쌓아놓은 네트워크와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업체보다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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