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06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3분기 자산운용사 5곳 중 2곳이 적자였다는 금융감독원 발표가 최근 있었다. 2015년 10월 사모펀드 진입 허들이 낮아진 이후 규모가 작은 하우스들까지 제도권에 진입한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2년 사이 수많은 중소형 하우스들이 탄생, 90여개에 불과했던 운용사 숫자는 195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3분기 자산운용사 전체 순이익은 17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0% 감소한 수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헤지펀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걷어 냈더니 적자 투성이 회사를 양산하는 꼴이라니. 이런 업계 상황은 외부에서 보기에 당연히 부정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하지만 새롭게 생겨난 중소형 자산운용사들은 업계에 긍정적 바람을 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이전에는 없던 다양한 전략 헤지펀드들을 만들어내면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국내 주식 채권에만 머물던 기존 헤지펀드 투자 대상 자산은 운용사들이 늘어난 만큼 다양해지는 추세다.
업계를 선도하는 운용사들의 시선은 글로벌시장으로 뻗어나간다. 국내에서 베트남 상장사 전환사채에 처음 투자한 것도 중소형 헤지펀드였고, 전세계 무역금융 대출채권에 처음 투자했던 것도 중소형 헤지펀드였다. 이들은 기존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접근하지 않았던 영역을 파고들어 참신하면서도 리스크가 적은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올 하반기 라이노스자산운용은 몽골 산업은행 양도성 예금증서(CD)에 투자하는 헤지펀드를 만들어 큰 히트를 쳤다. 이 상품으로 국내에서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금리는 3%대 후반으로 국내보다 높지만 만기 6개월 등 리스크가 적어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현재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는 몽골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라는 점, 몽골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출자한 기관이라 안전성이 크다는 점이 펀드 출시의 고려 대상이었다.
몽골 산업은행은 다음주 라이노스자산운용을 울란바토르로 초청해 기념식을 연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라이노스는 현지 산업은행장과 정부 관계자로부터 일종의 감사패를 받을 예정이다. 라이노스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몽골 기업들에 융자될 용도로 쓰이는데, 이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일 것이다. 라이노스가 투자한 8000만 달러는 2016년 기준 몽골 GDP 110억 달러의 약 0.73%에 달하는 큰 금액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 역시 사모펀드 허들이 낮아진 이후 펼쳐진 업계 다양성 속 탄생한 운용사다. 업계에는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는 운용사가 많지만 각각의 하우스가 국내외 다양한 투자처를 개척하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고, 성장성 높은 이머징 마켓에 국내 자본을 투입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라이노스자산운용 같은 특색 있는 중소형 하우스들이 더 많아져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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