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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사장단 인사 키워드 '호남·실적·전문성' 노조와의 갈등도 영향 준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12-22 09:08:2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1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 첫 인사는 예상과 달랐다. 세대 교체를 위해 대규모 물갈이 인사가 있을 것이란 전망을 빗겨간 것이다. 변화 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호남 출신 인사 중용, 실적, 전문성이 이번 인사의 키워드로 꼽힌다.

KB금융은 지난 20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KB국민카드 등 11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했다. 11개 계열사 중 4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고 나머지 7곳은 재선임됐다. KB자산운용에 복수대표체제를 도입하면서 대표 1명을 추가 발탁했다.

당초 KB금융 안팎에선 세대 교체를 위해 계열사 사장단의 물갈이 인사를 실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윤 회장은 변화 보다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여전히 호남 출신을 중용했다는 점이다. KB생명보험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허정수 국민은행 부행장이 호남 출신이다. 허 부행장은 광주제일고, 동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민은행 호남지역본부장, 재무본부장, KB손해보험 경영관리 부사장을 지내고 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

연임을 확정한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역시 전주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도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나온 호남 출신이다.

호남 출신 인사에 대한 중용과 함께 주목할 만한 인사는 박지우 KB캐피탈 사장이다. 박 사장은 2015년 3월부터 지금까지 3년간 KB캐피탈을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연임은 다소 의외란 평가다. KB금융 내에서 4년간 계열사 대표로 재직하는 첫 사례다.

KB금융 안팎에선 박 사장의 연임 이유를 '실적'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취임 이후 해마다 창사 이래 최대실적을 냈다. 2014년 말 3조 9139억 원이던 영업자산(총여신)은 지난 9월 말 8조 598억 원으로 늘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전체 계열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실적 추이도 좋다"며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KB신용정보 대표이사도 안정적으로 회사를 이끌어 온 이유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전문성 역시 이번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 빼놓을 수 없다. KB데이타시스템 사장 후보로 추천된 김기헌 KB금융 부사장은 그룹IT 업무를 총괄해 왔다. 정보기술(IT) 자회사를 중심으로 그룹 IT 서비스센터를 추진하는 만큼 김기헌 부사장이 가장 적임자라는 게 KB금융의 설명이다.

당초 교체가 예상됐단 KB증권의 윤경은·전병조 각자 대표이사 전문성을 바탕으로 양호한 경영성적을 거두면서 유임됐다는 평가다. KB증권의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조 22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0% 늘어났다.

윤경은 사장은 신한금융투자 트레이딩그룹 부사장, 현대증권 및 솔로몬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전병조 사장은 KB투자증권 IB총괄 부사장, 대우증권 IB부문 대표 부사장을 거쳤다.

또한 노동조합과의 갈등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4곳의 CEO가 교체됐지만 KB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의 경우 공석이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과 김영만 KB저축은행 사장만 교체됐다.

KB금융 내부에선 노조와의 갈등이 윤웅원 사장의 교체 이유로 보고 있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 2008년 지주 출범 이후 첫 연임 회장이 됐지만 내부적으로 회장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던 노조와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KB국민카드 노조가 윤 회장의 연임 반대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 다른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해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KB국민카드의 경우) 경영실적만 놓고 판단하기 어려운데다 최근 시장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엇다"며 "KB국민카드 노조가 지속적으로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했던 만큼 윤웅원 사장 인사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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