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순번제 도입' 석화협회, 남은 과제는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케미칼·SK종합화학 등 4개사 순서 미정
김병윤 기자공개 2017-12-22 10:47:43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1일 13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화학협회가 순번제를 도입해 회장 선출을 구체화하기로 했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새로운 시스템의 핵심인 '순서 정하기'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협회장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차기 수장 선출에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한국석유화학협회는 21일 이사회와 임시총회를 열고 회장 선출방식을 '회원사 위주의 순번제'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업무 규정 제정을 통해 롯데케미칼·LG화학·한화케미칼·SK종합화학 등 4개사에서 순서를 정해 차기 회장을 선임키로 했다. 현재 회장을 맡고 있는 허수영 롯데그룹 BU장 임기는 2019년 3월 15일 만료된다.
협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계기는 최근 회장직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해진 탓이다. 허수영 협회장은 지난 3월 연임했다. 당초 경영권 분쟁과 국정농단 등 롯데그룹 이슈 탓에 교체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회원사 대표 가운데 회장직을 맡으려는 이가 없어 연임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회장을 맡게 되면 국가적 차원에서 산업 동향과 다른 회원사까지 주시해야하기 때문에 업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기업별 CEO 임기가 실적에 좌우되는 경향이 커지면서 협회장직을 피하려는 경향이 짙어졌다"고 말했다.
순번제 대상이 4개 대형사로 압축되면서 기본적인 틀은 갖춰졌다. 하지만 어떻게 순서를 정할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 정작 핵심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차기 회장직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대두된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총 6차례 협회장 선출이 있었다. 롯데(4번)와 한화(2번)가 양분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LG와 SK 등은 협회장직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두 회사가 먼저 나서줄 경우 많은 회원사가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최근 협회장에 대한 인식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업계를 대표하는 명예직 성향이 짙었기 때문에 업력이나 사회적 지위 등이 가장 앞선 인물을 낙점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협회는 1974년 설립 후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협의를 통해 회장을 선출했다. 주로 최고령 대표가 협회장을 맡는 구조였다. 협회장의 연임은 빈번히 있었다. 초대 협회장을 지낸 고(故) 이정림 대한유화 창업주를 비롯해 바통을 이어받은 유재홍 유공(현 SK) 사장, 김창규 호남에틸렌(현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사장 등이 각각 두 차례씩 협회장을 역임했다. 1987년 제7대 협회장에 오른 이정환 전 금호석유화학 명예회장은 무려 5차례 연임하며 15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이정환 전 협회장의 임기가 끝난 해인 1999년부터 협회장 임기는 3년에서 2년으로 단축됐다. 각 사별 CEO의 수명이 점차 줄어든 것과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임기 3년 만기 후 연임할 경우 총 6년 동안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며 "최근 기업 CEO 가운데 6년 동안 자리를 지키는 인물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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