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추천 결국 '교수'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자문기관 ISS 반대권고 염두
원충희 기자공개 2018-01-24 16:18:5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3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협)가 심사숙고 끝에 사외이사 후보로 권순원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추천했다. 작년 11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추천이 무산된 이후 KB노협은 국제의결권자문기구 ISS도 인정할 만한 후보를 물색해 왔다.사외이사 풀(pool)이 협소한 탓에 결국 가장 무난한 교수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및 은행의 사외이사 가운데 교수 출신이 40%를 넘는 것과 비슷한 이유다.
KB노협과 KB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오는 3월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 주주제안을 하겠다고 밝혔다.
권순원 교수는 노사관계 자문활동을 활발히 한 인물이다. 한국노총 정책자문위원과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노사발전재단 혁신위원 등을 지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실무평가위원(근로자대표)도 역임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평가위원, 고용노동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의 맏사위이기도 하다.
권 교수를 선택한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꼽힌다. 인사 전문가였던 이병남 사외이사가 사임을 표명함에 따라 노사전문가 인선이 필요해졌다. KB노협은 지난해 11월 임시주총에서 사외이사 후보선임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국제의결권자문기구 ISS의 반대권고로 외국인 주주들이 돌아섰기 때문이다.
KB노협은 ISS도 인정할 만한 후보를 찾으려 했고 그렇게 낙점된 인물이 권 교수다. 그의 노사관계 자문경력을 내세우면 ISS가 쉽게 반대권고를 하지 못할 것이란 계산이다. 하지만 근로자대표 성향을 띤 권 교수의 선임을 ISS가 좋게 평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이유는 한정된 사외이사 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규상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할 수 있는 인력풀이 제한돼 있어 노조 친화적이면서도 ISS가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인물을 찾다보니 교수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사외이사는 금융, 경제, 경영, 법률, 회계 등의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한 거래관계가 있거나 사업상 경쟁관계 또는 협력관계에 있는 법인의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
가령 2년 내 해당 금융사 소송 등을 맡은 변호사는 사외이사로 될 수가 없다. 해당 금융사와 금전거래가 있는 기업의 경영자들도 마찬가지다. 회계법인 전문가들은 물론 경쟁 금융사 출신도 사정이 비슷하다.
이렇다 보니 시선이 쏠린 곳이 교수다. 은행과 직접적 이해관계를 찾기가 어려운 직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금융지주·은행(국책·외국계은행 제외)의 사외이사 85명 가운데 교수 출신은 34명으로 40%를 차지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7명 가운데 2명(28.5%)이 교수로 평균 대비 낮은 편이다. 이들 중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교수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한국씨티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사 경력(10년)이 교수 경력(7년)보다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순수한 교수 출신은 한종수 이화여대 교수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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