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08시0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택과 집중' 최근 10년 CJ그룹의 경영 전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잘하는 사업에 있어서는 시너지 창출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한 합병을 서슴지 않고, 자신없는 사업에서는 망설임 없이 손을 떼 왔다.그 대표적 예가 현재 2조7000억 원의 보유 주식가치를 자랑하는 넷마블이다.
CJ는 2004년 800억 원을 들여 넷마블을 인수했지만 이후 잇따른 온라인 게임 흥행 실패로 경영 악화를 겪었다. 공정거래법 이슈까지 겹치자 2014년 CJ E&M은 게임사업부인 넷마블을 외자 유치를 통해 독립시킨다. 단순 지분매각이 아닌 대규모 외자 유치였지만 이 과정에서 CJ E&M은 넷마블의 2대주주로 직접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
당시 CJ E&M의 선택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구심이 많았다. 게임사업부가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고 있었지만 CJ E&M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며 다른 사업부분의 적자를 메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CJ E&M의 선택은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은 CJ E&M에서 분리된 이후 모바일 게임에 집중하면서 6년간 연평균 60%에 이르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고, 지난해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코스피 직상장에 성공했다.
넷마블의 2대 주주인 CJ E&M이 보유한 지분 22.02%의 가치는 현재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직접 경영의 욕심을 버리면서 계륵같은 넷마블은 불과 4년만에 든든한 자산이 된 것이다.
지난 20일 CJ는 또 다른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CJ제일제당 자회사인 CJ헬스케어의 매각 결정이다. 오는 4월 완료 예정인 CJ헬스케어 지분 100% 매각으로 CJ제일제당은 1조310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다.
연간 매출액 5000억 원, 영업이익 700억 원의 알짜배기 계열사 매각은 CJ제일제당의 제2의 도약을 위한 해외투자 실탄 마련 차원에서 이뤄졌다.
CJ제일제당이 대규모 해외 투자를 통해 CJ헬스케어를 포기할 만큼의 성공을 거둘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 과감한 선택을 한 CJ의 결단은 놀랍다. 넷마블 경영을 포기한 것 처럼 CJ헬스케어 매각이 CJ의 또 다른 신의 한수가 될 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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