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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요청보다 검사 대상 늘린 금감원 국민·신한 등 4개만 가계부채 점검, 하나 등 '코픽스'에 초점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06 10:10:4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12: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존 업계에 알려진 것과 달리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에 가계부채 공동검사를 요청했던 곳은 KB국민·신한·우리·부산은행 등 4개 은행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공동검사 대상에 포함된 하나은행 등 나머지 3개 은행은 금감원이 애초부터 가계부채와는 '또 다른' 이유로 검사를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금감원에 가계부채 공동 검사를 요청했던 은행은 KB국민은행과 신한·우리·부산은행 등 네 곳이었다.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보고를 위한 가계부채 검사를 주기적으로 벌이고 있고, 통상 한 해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관련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가계부채 점검도 그 일환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달 20일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가계부채 검사에 본격 착수했다. 검사 일정은 각기 은행별로 5~7일이 잡혔으며, 내달 초까지 이들 은행에 대한 관련 검사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금감원이 이번 시점에 맞춰 현장검사 일정을 알린 은행은 이외에도 세 곳이 있다. 바로 KEB하나·NH농협·시티은행 등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2일부터 이미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고 그 일정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다음주 NH농협은행 현장 검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처럼 이들 은행에 대한 검사가 동시 다발적으로 잡히면서 금감원이 한국은행의 요청으로 대대적인 가계부채 점검에 나섰다는 게 당초 금융권의 판단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한국은행이 점검을 요청한 곳과 여타 은행은 전혀 다른 조사 영역을 두고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요청하지 않은 나머지 3개 은행에 대한 검사의 경우 금감원은 가계부채가 아닌 코픽스(COFIX) 금리 오류와 여타 대출 금리 적정성만 살펴볼 예정이다. 특히 코픽스 금리 오류는 최근 들어 국회에서 문제가 지적된 사안이기 때문에 서둘러 검사를 계획하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이 KEB하나은행을 코픽스 금리 검사 대상 첫 순위에 올려 둔 것도 국회에서 제기된 문제가 바로 이곳에서 나온 오류를 기반으로 했기 때문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EB하나은행이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제출한 코픽스 금리 데이터를 비교해본 결과 모두 세차례 오류가 있었다는 지적을 지난달 초 내놨다.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료를 취합해본 결과, 2015년 5월~2017년 12월 사이 KEB하나은행 코픽스 금리가 서로 상이했다는 문제 제기였다. 하나은행은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 집계 방식의 차이에서 발생한 차이일뿐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와 관련한 집중 검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현장 검사를 통해 세부 내용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과거 KEB하나은행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 현장검사까지 계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 5월 공시한 '4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1.77%)를 0.01%포인트 더 올리면서 고객들로부터 이자 12억원을 더 수취했다가 이를 지난해 반환했다. 금감원도 몰랐던 관련 사실은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금감원은 이를 이유로 지난해 11월 KEB하나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벌였다. 금감원은 이에 대한 제제 수위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불과 4개월 전 금감원이 벌인 코픽스 오류 검사에서도 문제가 없었다고 결론이 나왔고, 또 당시보다 금리 차이 포인트가 크지도 않은 사안인데다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의 차이에서 기인한 사안을 가지고 현장검사까지 벌인다는 게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회장 선출 주주총회를 앞두고 금감원 검사가 줄을 잇다 보니 내부 부담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번 코픽스 검사 대상에 KEB하나은행뿐 아니라 NH농협은행과 시티은행까지 포함시켰다. 이들 역시 비슷한 오류가 발견됐기 때문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은 애초에는 KEB하나은행만을 대상으로 코픽스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한국은행 요구로 가계부채 검사 일정이 겹친데다 한 곳만 대상으로 검사를 벌이면 불필요한 잡음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검사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머지 은행들은 코픽스 검사 보다 여타 여신 대출 금리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기 위한 목적에서 이번 검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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