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16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이 어려워서 무슨 일이 생길 것처럼 소문이 돈다. 결론부터 말하면 흥아해운은 문제 없다. 해운업황이 좋지는 않지만 다른 선사들도 마찬가지로 안 좋아졌다. 흥아해운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 해도 기업에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장금상선과 흥아해운의 '컨테이너 정기선 부문 통합 서명식'이 열린 날 엄기두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이 한 말이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수립을 총괄 지휘했던 그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흥아해운을 감싸고 나선 것은 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 흥아해운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진화하기 위해서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지속적인 수익 악화와 유동성 부족으로 고전했다. 자본잠식을 유발할 만큼 해외사업 손실이 불어났다. 순손실이 증가하며 잉여금도 줄었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급하게 선박 2척을 매각하고, 항로를 철수하는 과정이 진행되면서 흥아해운은 탄탄했던 시장의 신뢰를 조금씩 잃었다.
엄 국장은 "대한민국 해운을 위해서 꼭 있어야 한다고 판단되는 선사들은 향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키겠다는 게 해수부의 강한 의지"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한국해운연합(KSP)를 통한 국적선사 구조조정의 첫 사례"라며 흥아해운과 장금상선에 대한 '특별지원'을 약속했다.
국적선사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지원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민간기업에 세금을 무작정 퍼줄 수는 없다. 흥아해운 최대주주인 이내건 회장 일가 스스로 흥아해운을 일으켜 세울 청사진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는 지원도 해야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아직까지 확실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지난번 흥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할 때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저울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회장은 최초 배정물량의 30%만 참여하기로 했다가 뒤늦게 100% 청약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번에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정부 지원을 마중물 삼아 이 회장이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흥아해운을 정상화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최대주주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채 항로를 조정하고, 선박을 매각하는 행위가 이어진다면 '장금상선과의 협력'이 오히려 '장금상선으로의 컨테이너부문 매각'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흥아해운은 1961년 12월 8일 설립됐다. 해운사 최초로 1976년 6월 29일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인트라아시아시장에서 수출 한국의 오랜 발 역할을 해온 흥아해운이 제2의 한진해운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오너일가의 '의지'가 회사의 진정한 양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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