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디스는 국내 1위의 모바일 식권인 '식권대장'을 운영한다. 업계 최초로 식대 장부, 종이 식권을 스마트폰으로 대체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직장인들이 식사 후 식권을 내는 대신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누르는 것은 이제 흔한 모습이 됐다.지금의 벤디스를 만든 일등공신은 창업자인 조정호 대표다. 조 대표는 사법고시를 접은 후 적립 서비스, 모바일 상품권 관련 사업을 하다가 스마트폰 식권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발견했다. 과감한 사업 전환(pivoting)이 없었다면 지금의 식권대장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 대표는 전형적인 영업형 CEO이다. 대기업, 공공기관 등 고객사를 돌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일과다. 사무실에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벤디스가 설립 3년만에 월 거래액 30억원을 돌파한 것은 조 대표의 적극적인 영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도 고객을 늘리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은 모바일 식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끊임 없는 영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런 조 대표에게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조직 관리다.
2014년 자본금 1억원의 스타트업이었던 벤디스는 어느덧 임직원 32명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영업, 서버 개발, 전략 수립, 재무를 각 파트에서 전담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커진 조직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영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됐다.
사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벤디스는 현재 추진 중인 시리즈B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인력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조 대표가 과거처럼 영업에만 전념하는 게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조직 관리에 대한 조 대표의 고민은 상당한 듯 하다. 창업 당시 많은 도움을 준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만날 때마다 인사, 관리 시스템 구축에 관한 노하우를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 벽에 붙은 '직원들이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노는 것이 아니다'라는 문구는 이 같은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설립 초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기업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들에게는 성장의 단계마다 겪는 시련을 견디게 해주는 관리 시스템이 부재했다. 조직의 근간이 부실했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위기였는데도 쉽사리 와해 됐다.
그러나 벤디스는 오랜 기간 모바일 식권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서 지위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조직 관리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리더가 있다는 자체가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생각한다.
벤디스는 최근 영업 업무의 상당 부분을 신재윤 이사(Sales Director)에게 넘기고 있다. 신 이사는 영업을 분담하는 한편 관리에 조금 더 집중하기 위해 조 대표가 직접 영입한 임원이다. 조 대표가 관리형 CEO로서의 역량도 발휘할 수 있을까. 변곡점에 서있는 조 대표의 향후 행보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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