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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 희비 엇갈린 오너家 '계열분리' [격변기 중견 철강사]⑤3남 장세일 '영흥철강' 안정 승계, 장남 장세현 '한국특수형강' 법정관리行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08 08:16:19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30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상돈 창업주가 일군 한국철강그룹은 차남 몫으로 돌아갔다. 대신 또 다른 두 자녀에게도 굵직한 자산을 나눠줘 독자 경영의 기회를 줬다. 장남 장세현 부사장에게는 한국특수형강을, 3남 장세일 전 영흥철강 대표에게는 '영흥철강' 경영권을 각각 넘겼다. 하지만 희비는 명확히 엇갈렸다. 영흥철강은 장세일 체제 구축 후 안정적인 경영 시스템이 정착된 반면, 한국특수형강은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오너십이 위태로운 상태다.

한국철강그룹은 2007년 사실상 후계구도가 정리됐다. 장상돈 회장은 그해 그룹 모태라고 할 수 있는 한국철강의 경영권 지분 140만주(11.67%)를 차남인 장세홍 사장에게 무상증여했다. 이 증여 거래로, 장 사장은 지분율이 15.01%로 급상승하면서 장 회장(11.73%)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장 사장은 2년 뒤 물려받은 지분을 토대로 한국철강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력을 더욱 확대했다. 지분 수증과 지주사 전환 과정을 거치면서 지분율이 30%까지 확대됐고, 장 사장 1인 지배 체제가 굳건히 구축됐다.

장 회장은 나머지 두 아들에게도 알짜 자산을 넘겨주며 계열분리 기회를 열어줬다. 2010년 들어 먼저 장남인 장세현 부사장에게 봉형강 제조 계열사 '한국특수형강'을 물려줬다. 한국특수형강은 산업·건축 기자재 철강 제품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알짜 기업이었다. 매년 영업이익도 10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

한국철강

장 회장은 2010년 한국특수형강 보유 지분 19만 2251주(19.22%)를 전량 장세현 부사장과 그의 아들 장의익 씨에게 증여했다. 또 창업주의 계열분리 계획에 따라 한국철강그룹 계열사였던 환영철강공업 역시 갖고 있던 지분 10만 주(10%)를 모두 장세현 부사장 개인회사인 '라보상사'에 팔았다.

결과적으로 장세현 부사장 오너 일가는 승계 절차를 통해 약 40%에 달하는 한국특수형강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한국특수형강이 완벽하게 장남 몫으로 배분된 모양새다.

이듬해에는 3남 몫이 정해졌다. 3남 장세일 전 대표는 와이어로프와 와이어, PC 강연선 등 선재 2차 제품을 생산·판매하는 '영흥철강' 경영권을 받았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영흥철강 최대주주는 KISCO홀딩스로 보유 지분율이 52.5%에 달했다. 반면 장세일 전 대표는 보유 지분이 단 한 주도 없었다. 그해 6월 이후 장내매수에 나섰지만 확보 주식수는 3% 수준에 불과했다.

영흥철강

2011년 4월 들어 계열분리를 위한 M&A 거래가 단행됐다. KISCO홀딩스는 경영권이 포함된 영흥철강 지분 전량을 세화통운에 팔았다. 세화통운은 장세일 전 대표가 지분 51.67%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였다. 영흥철강이 3남 품으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장세일 전 대표는 2013년 11월 세화통운과 영흥철강 간 합병을 단행했다. 그 결과 우회 지배가 아니라 직접 지배 형태로 오너십이 바뀐다. 합병 비율에 따라 장세일 전 대표는 영흥철강 지분을 17.61%까지 늘려고, 자연스럽게 최대주주 자리도 꿰찼다.

최종적으로 한국철강그룹은 '1남=한국특수형강, 2남=한국철강, 3남=영흥철강' 승계 구도로 나눠졌다. 하지만 계열분리 후 각 그룹이 처한 상황은 전혀 다르다. 한국철강은 지주사 전환으로 장세홍 사장 오너십이 탄탄하게 구축된 상태다. 여기에 건설업 호황 수혜로 내부 현금만 3500억원 달하는 알짜 중견그룹사로 성장했다.

영흥철강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탄탄한 수익 체계를 갖춰 나가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 역시 78.4% 수준으로 결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배구조 또한 탄탄하다. 장세일 전 대표의 영흥철강 지분율은 현재 17.13%다. 여기에 오너 가족회사인 대유코아가 12.48%의 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자 지분율만 30%에 육박한다.

여기에 다수의 인수합병 거래를 거치면서 전체 발행주식의 41%에 해당하는 3542만주를 자사주로 갖고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자사주가 많을수록 오너 일가의 실질 지배력은 높아진다. 실제 의결권 기준으로 장세일 전 대표 등 오너가 지배력은 50%가 넘는다.

이에 반해 한국특수형강은 사정이 녹록치 않다. 특히 2014년을 기점으로 건설과 조선업 등 전방사업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결국 2015년 550억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그 결과 채권자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출자전환이 이뤄졌고 장세현 부사장은 오너십을 잃고 말았다. 장세현 부사장은 현재 한국특수형강의 공동관리인으로 경영만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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