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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마진 악화 ' 대한제강, 내실 없는 성장 우려 [격변기 중견 철강사]①3년간 철스크랩 약세 수혜, 원가 상승 여파 '적자전환'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29 08:53:53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4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제강은 부산지역 대표 철강기업이다. 6·25 전란 직후 철강사를 세웠다. 지역 경제를 기반으로 튼실한 성장을 이뤄온 대한제강은 벌써 3대째 가업이 이어져오고 있다. 오우영 창업주에 이어 장남 오완수 회장이 1975년 경영 전면에 나섰다. 현재는 오너 3세인 오치훈 사장이 후계 구도 중심에 서 있다.

대한제강 대표 제품은 건설용 철근이다. 전체 매출 기여도가 90% 이상이다. 철근 제품과 원재료 가격 동향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인 셈이다. 원가 구조는 단순하다. 대한제강은 원자재인 철스크랩과 합금철을 구매해서 가공 절차를 거쳐 빌릿과 철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철스크랩과 최종 제품인 철근 가격에 따라 수익성이 큰 영향을 받는다.

대한제강

대한제강은 최근 3년간 호실적을 누렸다.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스크랩 가격이 떨어지면서 '롤마진((Roll margin)'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롤마진은 톤당 철근(철강) 판매가에서 철광석, 합금철 등의 원재료 가격을 뺀 값을 말한다.

2014년까지만 해도 수익성이 아쉬웠다. 대한제강은 2013년과 2014년 두 해 모두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철근 가격이 톤당 70만원을 넘나 들면서 매출 규모 자체가 커졌다. 하지만 핵심 원료인 철스크랩도 톤당 40만원 안팎대에 형성되면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총 203억원에 불과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1% 남짓에 그쳤다. 1000원 어치 물건을 팔아서 10원 정도의 수익을 낸 셈이다.

하지만 2015년부터 롤마진이 개선되면서 대한제강 또한 반등 기회를 잡았다. 철광석 가격 하락과 공급 과잉 여파로 철스크랩 가격이 약세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2014년 톤당 36만원 수준이었던 철스크랩 가격은 이듬해 24만원까지 떨어졌다. 2016년에도 25만원 대 가격이 지속됐다.

철근과 빌릿, 코일철근 등 주요 제품 가격도 중국산 저가 공세 탓에 하향곡선을 그렸지만 원재료 가격 낙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 결과 매출은 다소 줄었지만 수익성은 큰폭으로 개선됐다.

2015년 매출은 전년대비 13.2% 줄어든 8896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8배 늘어난 5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6%를 찍었다. 2016년에도 매출은 9000억원이 채 안됐지만 562억원의 이익을 벌어들였다. 롤마진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지난해부터는 롤마진에 변화가 생겼다. 철근 가격이 전년대비 12%, 철스크랩 가격은 31%나 올랐다. 철근 가격 상승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판매금액이 커지면서 매출이 1조 2000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원재료 가격도 오르면서 영업이익이 16% 줄어든 471억원에 그쳤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에 직면한 모양새다.

올해도 철근과 철스크랩 가격이 동시에 오르면서 롤마진 악화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제품보다 원재료 가격이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익성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여기에 1분기 이상 한파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제 대한제강은 올 1분기 2605억원의 매출 실적에도 불구하고 245만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원가 증가로 매출 총이익이 전년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 것이 결정적이었다. 매출총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을 말한다. 작년 1분기 237억원 수준이었던 매출 총이익은 올해 같은 기간 123억원에 그쳤다. 이익 총액은 줄었지만 판매비와 관리비 등 고정비는 그대로 지출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

올 2분기도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올 4월 신평공장 조업 중지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신평공장은 전체 매출의 20%를 책임지고 있는 생산시설이다. 생산 중단 조치로 한 달여 간 일부 철근 제품 생산에 차질이 빚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건설 경기 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후방 산업을 담당하는 철근 업체들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며 "대한제강 역시 최근 3년간 호황을 누렸지만 올해부터는 롤마진 악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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