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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근號' 하이스틸, 오너십 구축 키워드 '인적분할·유증' [격변기 중견 철강사]③2003년 한일철강서 독립, 신주 활용 '경영·소유 일원화'

심희진 기자공개 2018-06-07 08:46:00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1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엄정근 하이스틸 사장(사진)이 부친인 고 엄춘보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독자적인 오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엄 사장이 경영권을 쥐고 있는 하이스틸은 엄 명예회장이 한일철강의 강관사업부를 떼어내준 덕분에 탄생할 수 있었다. 엄 사장은 부친의 하이스틸 지분 수증에 더해 잇단 장내매수,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탄탄한 지배력까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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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생인 엄 사장은 고 엄춘보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광운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후 1979년 부친이 창업한 회사인 한일철강에 입사했다. 이후 공장장 이사, 생산담당 상무이사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2002년까지만 해도 엄 사장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엄 명예회장이 4남 1녀 중 둘째 아들인 엄정헌 회장을 한일철강 후계자로 일찌감치 낙점하면서 엄 사장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엄정헌 회장은 1991년 7월부터 30여년간 한일철강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다.

엄 사장이 독자 세력을 구축한 건 2003년부터다. 그해 1월 엄 명예회장은 셋째 아들에게도 몫을 떼어줘야 한다는 판단 하에 한일철강 강관사업부를 인적분할했다. 이 과정에서 하이스틸이 탄생했다. 당시 한일철강 전무였던 엄 사장은 승진과 동시에 하이스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경영권은 확보했으나 엄 사장의 지배력은 견고하지 않았다. 2003년 초 하이스틸의 최대주주는 엄 명예회장(9.02%)이었다. 엄정헌 회장(8.14%)이 그 뒤를 이었다. 엄 사장의 지분율은 6%였다. 모친인 고묘란씨(5.72%), 큰형인 엄정갑씨(5.72%) 등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후 엄 사장은 꾸준한 장내매수로 지분율을 2007년 7.84%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엄 명예회장(9.91%)과 엄정헌 회장(8.61%)에 이은 3대주주였다. 이듬해 엄 명예회장이 작고한 뒤 주식 일부를 증여받음과 동시에 추가 장내거래로 지분율을 9.97%까지 늘리면서 엄정헌 회장(10.27%)과의 격차를 소폭이나마 좁혔다.

하이스틸 주주구성에 큰 변화가 생긴 건 2012년이다. 그해 11월 엄 사장은 하이스틸이 실시한 126억원대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9.24%까지 늘렸다. 이로써 엄정헌 회장(9.23%)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때부터 하이스틸의 소유와 경영이 엄 사장에게로 일원화됐다.

2012년은 오너 3세로의 승계작업이 본격화된 해이기도 하다. 엄 사장의 장남인 엄신철 전무는 그해 4월 하이스틸 해외개발팀 차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혔다. 올초엔 상무에 오른 지 2년만에 전무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하이스틸 이사진에 합류해있는 오너 3세는 엄 전무뿐이다. 2012년을 기점으로 경영·소유·승계 측면에서 '한일철강=엄정헌, 하이스틸=엄정근' 구도가 보다 분명해진 셈이다.

최근까지도 엄 사장의 지분 매집은 계속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하이스틸 주식 총 1만7307주를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0.11%까지 끌어올렸다. 지난달 4일 기준 오너일가 가운데 하이스틸 지분을 10% 이상 들고 있는 사람은 엄 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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