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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 지주사 SK㈜, 글로벌 행보 넓힌다 제약·모빌리티 등 투자 활발…그룹 전체 성장동력 마련 일환

싱가포르=이윤재 기자공개 2018-06-12 08:25:13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1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사인 SK㈜가 투자전문 지주회사로서 행보를 넓혀나가고 있다. 성장동력의 한축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는 유럽 생산기지 인수를 시작으로 완제사업 진출 등 추가 투자를 통해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국내와 미국에 이어 동남아 쉐어링라이드 1위업체 그랩 투자로 글로벌 확장 기반을 마련했다.

SK㈜는 국내 대표적인 투자전문 지주회사다. 일반적으로 지주회사는 계열사 지분만을 보유하는 순수 지주회사와 자체사업을 벌이는 사업 지주회사로 나뉘어져 있다. SK㈜는 사업 지주회사이면서 동시에 전문적으로 투자활동을 강화하는 지주회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부문은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SK㈜가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텍에 출자한 금액은 8000억원을 웃돈다. SK바이오팜에 4787억원, SK바이오텍에 3363억원이다. 법인 독립 이전에 SK㈜ 소속 사업부 시절까지도 감안하면 투자 규모는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SK㈜가 제약·바이오에 쏟는 의지를 확인할 수있는 대목이다.

투자 성과는 쏠쏠하다. 신약개발 업체인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중인 뇌전증 신약(YKP-3089)이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신약판매승인신청(NDA)이 가능할 전망이다. 상업판매까지 성공한다면 국내 제약사 중에서 최초로 미국에서 독자적으로 임상 개발을 마친 사례가 된다.

SK바이오텍은 지난해말 다국적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이 보유한 아일랜드 스워즈(Swords)市 소재 공장 인수를 완료했다. SK바이오텍이 BMS에 지불한 금액은 1억 5779만 달러다. 아일랜드 공장 인수로 유럽 거점 생산기지 마련과 글로벌 판매망, 생산노하우 확보 계기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SK바이오텍은 글로벌 톱티어 제약사 도약을 노리고 있다.

아일랜드에서 만난 박준구 SK바이오텍 대표는 "제약·바이오에서 세컨티어로 분류돼있는 SK가 아일랜드 공장 투자로 글로벌 플레이어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트랙레코드를 단숨에 쌓았고, 원료의약품(API) 비즈니스를 강화했다"며 "글로벌 톱티어 제약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추가적인 투자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분야는 SK㈜가 최근 주목하는 투자영역이다. SK㈜는 지난 2015년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 쏘카 투자를 시작으로 미국 개인간 카셰어링 1위 업체 투로(Turo) 지분도 400억원에 사들였다. 쏘카에는 지분 투자(600억원), 전환사채(150억원), 합작법인(170억원) 출자까지 합쳐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입했다. 올해초에는 동남아 1위 카셰어링 그랩(Grab)에 810억원을 투자해 전환상환우선주(RCPS) 1.34%를 확보했다.

SK㈜의 모빌리티 사업 진출은 단순히 투자 수익만을 노린 게 아니다. SK㈜는 4대 핵심 시장으로 국내와 미국, 중국, 동남아를 선정하고 지역별 선도업체들을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했다. SK그룹 내 다양한 이동 관련 서비스와 ICT 기술 협력을 통한 사업기회 창출 목적이 깔려있다. 예컨대 SK이노베이션이 주력하는 전기차 배터리나 SK텔레콤이 만드는 고정밀 지도 및 자율 주행 등이다.

싱가포르 본사에서 만난 그랩 공동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탄 후이 링(Tan Hooi Ling)도 SK와의 관계를 두고 "SK㈜와의 단기 투자자 관계가 아닌 장기간의 파트너십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SK는 전기차와 정밀지도 관련해서 선도기업이라 이에 대해 많은 걸 배우고 함께 사업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제약·바이오와 모빌리티 외에도 반도체와 농축산, 물류·인프라 등 고성장·고수익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염두하면서 다양한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전문회사로 성장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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