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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D엔진, 7년만에 무차입경영 돌입할까 밥캣 지분활용 '1350억' 확보, 순차입금 2013년 이후 첫 1000억대

심희진 기자공개 2018-07-09 08:53:45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5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는 과정에서 1350억원의 차입금을 상환해 재무건전성을 높였다. HSD엔진이 들고 있던 두산밥캣 주식을 활용해 유동성을 마련한 것이 주효했다. 경영 정상화에 주력해온 HSD엔진이 2011년 이후 7년만에 무차입 경영 기조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1년 두산그룹에 편입된 HSD엔진은 조선업이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던 2007년을 전후로 빠르게 성장했다. 2006년 1조원을 넘어선 매출액은 2008년 1조7300억원까지 늘었고, 같은 기간 700억원가량이던 영업이익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과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주력 제품인 선박용 저속엔진의 시장점유율이 20%까지 상승했다. 이로써 HSD엔진은 현대중공업에 이은 세계 2위의 지위를 확보했다.

호실적 덕분에 재무건전성도 탄탄한 수준을 유지했다. 2010년 말 HSD엔진은 4460억원의 차입금(단기차입금 350억원, 장기차입금 2130억원, 회사채 1980억원)을 보유했다. 당시 현금성자산이 4960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이듬해 현금성자산이 4770억원으로 200억원가량 줄었지만, 동시에 총차입금이 3190원으로 1300억원가량 감소하면서 재무구조는 더욱 개선됐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이 공급과잉에 직면하면서 HSD엔진도 타격을 입었다. 연간 8000억~1조원에 달했던 엔진 신규수주가 3000억~4000억원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2009~2012년 저가 수주한 물량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 악재였다. 2011년 2조원을 넘어섰던 매출은 2012년 1조3800억원, 2013년 7400억원으로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012년 700억원, 2013년 7억원을 기록한 이후 이듬해 적자전환했다. 10%대 중반이었던 영업이익률도 2012년 5%, 2013년 0%으로 하락했다.

실적 부진은 재무부담 가중으로 이어졌다. 2011년 2300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이듬해 19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현금성자산도 2012년 말 267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이로써 줄곧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은 460억원으로 증가했다. 2013년부터 5년간 3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순차입금 규모는 2013년 1240억원, 2014년 2130억원, 2015년 2720억원, 2016년 2360억원, 2017년 2910억원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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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D엔진이 반전 기회를 잡은 건 지난달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경영권이 넘어가면서다. HSD엔진은 보유 중이던 두산밥캣 지분 10.55%(1057만8070주)를 담보로 지난해 말 500억원, 올해 초 850억원을 각각 마련했다. 이를 활용해 135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했다. 그 결과 HSD엔진의 순차입금은 현재 1610억원으로 2017년 말 대비 45% 감소했다. 순차입금이 1000억원대로 낮아진 건 2013년 이후 5년만이다.

이번 주식담보대출의 상환 의무는 HSD엔진이 아닌 두산중공업에 있다. 두산중공업이 HSD엔진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두산밥캣 주식 전량을 넘겨받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HSD엔진은 오롯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효과만 누리게 됐다.

업계에선 HSD엔진이 장기간 경영 정상화를 추진해온 만큼 재무구조도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HSD엔진은 수익 반등을 위해 2014년부터 생산설비 일부를 축소하고 있다. 지난달 경영진 교체에 따른 구조조정 및 원가절감 활동 등이 현금흐름 창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올들어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 등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선박용 엔진의 납기가 후공정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조선사보다 턴어라운드 시점이 반박자 늦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HSD엔진이 오는 하반기부터 신규수주 측면에서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3월말 기준 HSD엔진의 수주잔고는 8488억원이다. 2017년 말 7830억원에서 3개월 사이 660억원가량 늘어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선박용 엔진이 8000억원, 디젤발전 등이 488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의 경우 컨테이너선이 3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탱커가 1760억원, LNG선이 144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HSD엔진 관계자는 "지난 5~6년간 수주량이 줄어든 탓에 실적, 재무구조 등이 좋지 않았지만 확실히 지난 5월부터 엔진 판매계약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뿐 아니라 중국 조선사들이 벌크선 건조량을 늘리고 있어 HSD엔진의 수주실적이 빠르게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대우조선해양이 LNG선 등의 계약선가를 경쟁 조선소 가운데 가장 높게 가져가고 있다는 점도 선박용 엔진 가격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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