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예산 늘린 KB금융 "이익 많아도 고민" 올해도 순익 '3조 클럽' 예상…일부 사외이사, 실적잔치 비판여론 우려
원충희 기자공개 2018-07-24 09:13:00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3일 11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이 올 상반기 기부금 등 사회공헌예산으로 777억원을 반영했다. 전년도 기부금 544억원을 반기 만에 넘어섰다. 글로벌 수준을 맞추기 위해 사회공헌예산을 늘렸다는 게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은행권 '실적잔치'가 사회적 비난을 불러올 수 있다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의 우려가 있었다는 전언이다.23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2분기 중(2018년 4~6월) 영업외손익은 마이너스(-)209억원으로 전분기(1163억원)대비 적자 전환됐다. 1분기 중에는 국민은행 명동사옥 매각관련 일회성이익(세후 834억원)이 반영됨에 따라 이익규모가 커졌지만 2분기는 'KB금융공익재단' 출연 등 사회공헌예산 320억원 책정 때문에 영업외손실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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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올 상반기 사회공헌예산으로 777억원을 책정했다. 전년도 기부금 등 사회공헌예산이 54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반기 만에 작년 한해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김기환 KB금융지주 전무(CFO)는 "글로벌 기업들은 순익의 3~5%를 사회공헌에 쓰고 있다"며 "KB는 전년 순익의 3% 정도를 기부금으로 책정해 왔는데 올해는 5% 이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순이익(3조3434억원)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올해 1500억~1600억원을 기부금 등으로 쓰겠다는 뜻이다. 하반기에도 800억원 수준의 사회공헌예산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덕분에 KB금융공익재단은 올해 안에 총자산 1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3월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설립한 KB금융공익재단은 5년 내 총자산 1000억원 달성하는 게 1차 목표였지만 작년 말 총자산은 854억원으로 아직 미달한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에 유입될 출연금과 이자수익 등을 감안하면 올해 말 총자산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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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이 영업외손실을 감수하면서 사회공헌예산을 확대한 것은 실적잔치에 대한 사회적 비난을 감안한 조치라고 전해진다. KB금융그룹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올해도 3조원 이상이 순익이 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주 이사회에서 사회공헌 확대를 주문했다고 한다. 일부 사외이사들이 "은행이 돈을 많이 벌면 사회적 비판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은행권에서 최대실적 소식이 알려질 때마다 으레 따라오는 게 "이자놀이로 돈 벌었다"는 비판이다. 올해도 상반기 실적이 공개되자 벌써부터 은행권의 실적잔치를 비판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사기업으로 분류되는 시중은행에도 금융의 공적기능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 때문이다.
금융지주 한 사외이사는 "예전에는 은행마다 거액의 기업부실여신이 있어 대손충당금 강화로 자연스레 순익 조정이 가능했지만 요즘은 자산건전성이 개선됨에 따라 충당금이 오히려 환입되고 있다"며 "KB금융뿐만 아니라 은행권 전체가 실적잔치 비난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 이익이 많이 나도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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