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08: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지난달 초 서울 포스코센터사거리 인근에 있는 삼성동빌딩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주관사 선정을 위해 부동산자문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돌렸고, 지난달 19일 입찰을 했다. 일반적인 프라임오피스 매각 절차를 고려할 때 입찰을 실시한 다음주에 매각주관사 선정 통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생명의 발표는 늦어졌고 자문사들은 초조하게 기다렸다.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자문사에서는 "삼성생명 담당자가 휴가를 갔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얘기하며 자위했다.그러다 결국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 갑작스럽게 삼성동빌딩 매각 중단을 자문사들에게 통보했다. 자문사들은 삼성생명의 결정에 대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앓이할 수밖에 없었다. 매각주관사 용역은 최대 일감으로 건설사들이 공사 수주를 준비하듯 내부에서 심혈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밤낮으로 물건을 분석하고 장점을 어필할 부분을 작성한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부동산 처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이를 먼저 한 후 삼성동빌딩 매각을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럼 왜 매각주관사 입찰을 한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물론 삼성생명은 RFP에 '매각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으로 매각 측이 넣는 내용일 뿐 실제 매각이 없던 일로 되는 것은 상당히 드물다는 것이 자문사들의 얘기다.
매각주관사 입찰 때 자문사들은 물건을 어느 정도 가격에 팔 수 있는지를 분석한 내용을 넣는데, 이 때문에 삼성생명이 매각을 미뤘다는 관측이 자문사 사이에서 유력하게 나온다. 삼성생명이 부동산업계의 반응을 '입질'해보니 삼성동빌딩을 더 비싸게 팔 수 있다고 판단하고 매각을 멈췄다는 관측이다. 땀 흘린 분석을 대가 없이 제공한 것이라면 자문사들은 당연히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의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그리고 삼성생명 내부에 보안을 필요로 하는 갑작스러운 문제가 있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매각이 불가피하게 중단된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입찰에 참여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한 업체들에게는 제대로 된 양해의 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앞으로 삼성생명이 만족스런 가격에 부동산을 팔기 바라지만, 그 과정에서 이번과 같은 시장 관계자들의 불필요한 오해와 흠집이 생기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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