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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떠난' HSD엔진, 부채비율 200%대 급등 인적분할 후유증, 차입금 감축에도 6년째 순손실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09 08:16:5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8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SD엔진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차입금을 1400억원 가량 줄였다. 다만 인적분할에 따른 자산 감소와 6년째 이어진 순손실로 부채비율은 220%까지 상승했다. 회사 측은 LNG(액화천연가스) 선박용 엔진 판매를 확대해 유동성과 재무건전성을 모두 개선할 계획이다.

HSD엔진은 지난 7월 말 연결기준 2382억원의 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말 3744억원에서 1360억원가량 줄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회사채 1300억원, 전환사채 450억원, 한도대출 632억원 등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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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HSD엔진은 순현금 경영기조를 유지했다. 2010년 말 4460억원의 차입금이 있었지만 당시 현금성자산이 5000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사실상 무차입경영이나 다름없었다. 이듬해 현금성자산이 200억원가량 줄었지만 동시에 총차입금도 1300억원가량 감소하면서 재무여력은 보다 개선됐다.

HSD엔진의 무차입경영은 조선업 호황과 관련이 있다. 2000년대 후반 주요 고객사인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이 선박용 저속엔진의 발주량을 늘린 덕분에 HSD엔진의 매출액이 2006년 1조원, 2011년 2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2006년 700억원가량에서 2010~2011년 3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위기는 2012년 조선업이 공급과잉에 직면하면서 찾아왔다. 연간 8000억~1조원에 달했던 엔진 신규수주가 2012~2013년 3000억~5000억원으로 줄어든 탓에 매출액이 2012년 1조3800억원, 2013년 74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700억원, 2013년 7억원까지 떨어진 뒤 이듬해 적자전환했다. 조선사들의 단가 인하 압박에 HSD엔진이 평균보다 15%가량 낮은 값에 엔진을 판매한 것도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실적 부진은 재무부담을 높였다. 2011년 2300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이듬해 1900억원으로 줄어든 탓에 현금성자산이 2012년 말 267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그 결과 줄곧 마이너스(-)였던 순차입금은 2012년 460억원, 2013년 1240억원, 2014년 2130억원, 2015년 2720억원, 2016년 2360억원, 2017년 2910억원으로 불어났다.

HSD엔진이 변곡점을 맞은 건 올해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으로 넘어가면서다. HSD엔진은 피인수 과정에서 보유 중이던 두산밥캣 지분 10.55%를 담보로 1350억원가량의 회사채를 상환했다. 두산밥캣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 상환 의무는 HSD엔진이 아닌 이전 최대주주였던 두산중공업에 있다. HSD엔진은 지난 7월에도 900억원 규모의 차입금을 추가로 갚았다.

그 결과 HSD엔진의 순차입금은 2017년 말 2907억원에서 지난 7월 말 940억원으로 1970억원가량 줄었다. 순차입금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진 건 2012년 이후 6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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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차입금 감축 노력에도 부채비율은 악화됐다. 지난 7월말 기준 HSD엔진의 부채비율은 217%다. 2017년 말 127%보다 9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HSD엔진이 200%대 부채비율을 기록한 건 2011년 이후 7년만이다.

두산그룹과 결별하는 과정에서 자산총액이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HSD엔진은 두산밥캣·두산건설·두산큐벡스·디비씨 지분을 비롯한 매도가능금융자산 4000억원과 연강원·기술원을 포함한 토지 및 건물 440억원가량 등을 두산중공업에 넘겼다. 인적분할 추진 결과 2017년 말 9000억원이 넘었던 비유동자산이 4600억원대로 반토막났다.

6년째 이어진 순손실에 따른 자본총액 감소도 부채비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HSD엔진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600억원이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56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조선업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제품 판매가 줄어든 탓에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HSD엔진은 LNG선용 엔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실적과 재무건전성을 모두 개선시킬 계획이다. 최근 LNG가 선박연료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ME-GI(MAN Electronic Gas-Injection)와 같은 이중연료 저속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ME-GI의 경우 일반 엔진보다 판매가격이 20%가량 높은 고부가 제품이다. HSD엔진은 지난해 17%였던 LNG선용 엔진의 매출 비중을 올해 40%안팎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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