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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사외이사 절반이 교수…'지경부 차관' 출신 포진 [이사회 분석]23개 계열사 총 71명 중 39명, 학계·세무·법조 인사 선호

박창현 기자공개 2018-08-13 08: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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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9일 14: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이 에너지·정보통신 IT 산업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성과 정무적 식견을 지닌 고위 관료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경영 활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지경부 차관급 인사를 3명이나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모두 업무 연관성이 높은 에너지(SK이노베이션·SK루브리컨츠)와 정보통신(SK텔레콤) 핵심 계열사에 배치돼 있다.

SK그룹은 사외이사로 학계 출신들도 선호하고 있다.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이 대학 교수들이다. 전문 지식을 갖춘 법조인과 전문 경영인, 세무 관료들도 곳곳에 포진돼 있다.

SK㈜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집단현황공시에 따르면 SK㈜와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23개 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5월 말 현재 총 71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C, SK이노베이션 등 핵심 계열사들이 가장 많은 5명 씩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경력별로 살펴보면 대학교수가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사외이사 2명 중 1명이 학계 출신인 셈이다. 정부 부처와 법조계 인사들이 각각 11명, 9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 외에 재계(5명)와 금융계(5명), 언론계(2명) 출신들도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SK그룹의 직접적인 대관 파트너인 '지식경제부' 고위 관료들의 전방 포진이다. 지식경제부는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의 산업·무역·에너지정책, 정보통신부의 IT산업정책, 과학기술부의 산업기술 연구개발(R&D)정책을 통합해 설립된 정부 부처다. 현재는 부처명이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었다.

지식경제부 관할 업무는 SK그룹 3대 사업축과 정확히 일치한다. 에너지(SK이노베이션-SK에너지-SK루브리컨츠-SK종합화학)와 IT(SK하이닉스), 정보통신(SK텔레콤) 정책 방향을 모두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업 연관성을 감안해 SK그룹도 해당 부처 고위 관료들을 대거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SK그룹은 현재 3명의 지식경제부 출신 관료들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이재훈 SK텔레콤 사외이사와 김정관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 조석 SK루브리컨츠 사외이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공교롭게 이들은 모두 관료의 꽃이라 불리는 차관 출신들이다. 맡은 보직도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동일하다. 근무 기간을 고려할 때 전임자와 후임자들이 함께 SK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재훈 사외이사는 1977년 제21회 행정고시를 합격한 이후 줄곧 지식경제부에서 근무했다. 에너지산업 심의관과 자본재산업국 국장, 무역투자실 실장을 거쳐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지식경제부 2차관을 지냈다. 퇴임후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을 거쳐 2014년부터 SK텔레콤에 합류했다.

김정관 사외이사는 에너지 분야에 정통한 관료였다. 2003년 산업자원부 자원정책과장을 시작으로 2007년 에너지자원개발본부 본부장, 2008년 에너지산업정책관, 2009년 에너지자원실 실장 등 에너지 정책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1년에는 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과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내다 올해 주총에서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조석 사외이사도 올해 SK루브리컨츠 이사진에 합류했다. 1981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지식경제부 생활산업국 국장, 자원정책심의관, 에너지정책기획관, 산업경제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3명의 인사 중 가장 근래인 2013년 3월까지 제2차관을 지냈다. 올해 초에는 포스코 회장 후보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세무 관료들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이승호 사외이사는 SK건설에, 제23대 관세청장을 지낸 허용석 사외이사는 SK네트웍스에 몸을 담고 있다. 이승재 중부지방국세청장과 오대식 서울지방국세청장은 각각 SK솔믹스와 SK텔레콤 사외이사로 선임돼 있다.

다만 그룹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정부 고위 관료와 판·검사들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한 '방패막이·암묵적 로비' 등 사회적 비판을 고려해 비교적 중립성이 높은 대학 교수들의 선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는 사외이사 다섯 자리를 모두 대학교수로 채웠다. 사외이사들 전공 분야도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터 사회과학, 경영학, 행정학 등 다양했다.

또 SK머티리얼즈와 에스엠코어, 나노엔텍, 부산도시가스, SK D&D 등 한 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계열사들은 모두 대학 교수를 그 자리에 앉혔다. 불필요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 이해관계가 적은 학계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적 기업인 '행복나래'가 사회복지법인 대표와 사회적기업 CEO를 직접 사외이사로 모셔온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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