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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홀 못 품는 한국 회수시장

류 석 기자공개 2018-08-16 11:06:44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4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블루홀 주주로 참여하고 있던 벤처캐피탈들이 최근 일제히 중국 인터넷기업 텐센트에 구주를 매각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 1년 가까이 지난하게 진행된 거래였다. 그동안 여러 매수 희망자가 거론됐지만 결국 텐센트가 낙점됐다. 전체 매각 규모는 약 50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블루홀 구주 매각은 다른 엑시트(투자금 회수) 사례와는 달랐다. 블루홀이 직접 벤처캐피탈들이 보유한 구주 매각을 담당할 주관사를 선정해 진행했다. 실제 주식을 소유한 벤처캐피탈은 배제된 채 제3자가 개입해 진행한 셈이다.

블루홀이 이번 거래를 주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매권 때문이다. 블루홀은 벤처캐피탈들이 가진 구주 상당수에 대해 선매권을 갖고 있었다. 향후 회사가 원치 않는 주주의 참여를 방지하려는 조치였다. 선매권이란 투자자들이 주식 매각을 진행할 경우 기존 최대주주가 먼저 해당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지만 좀 더 들여다보면 벤처캐피탈들이 직접 구주 매각에 나서지 못했던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선매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블루홀의 동의만 구한다면 벤처캐피탈이 직접 구주 매각을 진행할 수 있었다.

매각 규모가 문제였다. 벤처캐피탈들이 자체적으로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도 블루홀 기업가치가 워낙 높아진 까닭에 매각처를 찾기 어려웠다. 각 벤처캐피탈이 가진 블루홀 주식의 가치는 장외 거래가(65만원) 기준 약 1000억원에서 3000억원에 달했다.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보유 주식을 쪼개어 팔지 않는 이상 국내 회수시장에서 일괄 매각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했다. 기업공개(IPO) 이전 벤처기업들에 대한 투자금 회수는 전략적투자자(SI) 등에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모바일 게임사 '넷게임즈'가 2016년 넥슨에 매각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선 블루홀의 지분을 받아줄 만한 기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여력이 되더라도 벤처기업에 선뜻 수천억원을 투자할 국내 SI를 찾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벤처캐피탈들은 블루홀이 직접 해외 매각처를 찾아주길 기다렸고 결국 텐센트와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세콰이어캐피탈 등도 블루홀 주식 인수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매자 중 국내 기업이나 투자사는 없었다. 국내 회수 시장은 아직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을 품을 여력이 부족했다. '가뭄에 콩 나듯' 유니콘이 탄생해도 해외 거대 자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유니콘의 탄생에 있어서 회수 시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원활한 투자금 회수가 이뤄져야 더욱 과감한 벤처투자가 진행된다. 국내 회수시장이 더욱 성장해야 제2의 블루홀 탄생이 앞당겨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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