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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보증기금, 비상임이사 '고무줄 임기' [이사회 분석]절반 이상 교체 예정…전문성 보다 정치색 짙어져

안경주 기자공개 2018-08-24 15:03:18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와 금융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과 금융회사가 늘고 있다.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 및 금융회사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기는 정해진 기간동안 임무를 맡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임기를 마칠 즈음에는 기간을 연장하거나 새로 선임된 인물에게 업무를 인수인계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기업이나 기관은 이러한 시스템을 반영,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법에 의해 설립된 신용보증기금 이사회는 다른 모습을 띈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비상임이사의 임기가 끝났지만 수개월째 후임자를 선임하지 않고 있다. 정치 상황과 맞물려 비상임이사 선임에 나서지 못한데 따른 것으로 지나친 정치논리로 인해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신용보증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융통을 원활히 하고 신용정보의 효율적인 관리 운용을 통해 건전한 신용질서를 확립하는데 기여하고자 정부와 금융기관의 출연을 기반으로 1976년 설립된 준정부기관이다.

최종의결기구인 이사회는 상임기관장인 이사장과 상임감사, 전무이사, 내부인사 중심의 이사 4명, 사외이사 격인 7명의 비상임이사 등을 포함해 14명으로 구성됐다. 다만 비상임이사의 경우 지난 4월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 사장에 선임된 김용환 비상임이사가 자진 사퇴하면서 현재까지 6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크기변환_신용보증기금 이사회 현황

눈에 띄는 점은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와 상임감사 모두 아직까지 직(職)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28조5항 '임기가 만료된 임원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수행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3월28일 임기만료된 박동수·임무성·서보욱 비상임이사와 지난 4월10일 임기만료된 김기석 상임감사가 여전히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고무줄 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이사들이 교체되거나 임기가 연장되지 않고 직위를 유지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4년 1월27일 선임됐던 신승식·노주혁·이윤재 전 비상임이사는 2016년 1월26일 임기만료였지만 실제 퇴임한 것은 두달 뒤인 2016년 3월28일이다.

이상제 전 비상임이사는 한 차례 임기가 연장돼 2017년9월18일 임기가 끝났지만 같은 해 12월22일 퇴임했고 김용환 전 비상임이사도 올해 3월28일 임기가 끝났지만 한 달 후인 4월26일 퇴임했다. 이마저도 이상제 전 비상임이사는 금융감독원 부원장에, 김용환 전 비상임이사는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에 선임돼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근우 전 이사장도 후임자 선임이 늦어지면서 당초 임기만료일인 2016년 9월30일보다 20일 가량 늦은 10월19일 퇴임했다.

그렇다고 공석인 자리를 빨리 채우는 것도 아니다. 윤동한 전 비상임이사는 2017년 8월10일, 이상제 전 비상임이사는 2017년 12월22일 각각 퇴임했다. 그러나 후임 비상임이사가 선임된 시점은 2018년 1월22일이다. 1개월에서 5개월 가량을 공석으로 두고 이사회가 운영됐다. 특히 7명의 비상임이사 중 2명이 공석이 채로 한 달 가량 운영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나 정치권의 의중을 반영해 비상임이사를 선임하다 보니 임기가 끝나더라도 빠르게 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임기만료된 비상임이사들이 교체되지 않은 것도 이 자리에 올 사람들이 정해지지 않아 관련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임감사와 4명의 비상임이사 인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임기만료된 임원의 대대적인 교체가 예상된다.

크기변환_신용보증기금 전 이사회 멤버

신용보증기금 이사회가 전문성 보다 정치색이 강하거나 관료출신 인사들로 채워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6명의 비상임이사 중에서 교수 출신인 박동수·서보욱 비상임이사를 제외하더라도 임무성 비상임이사는 국회 비서관을 지냈으며, 2015년까지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올해 1월 선임된 최상현 비상임이사는 민주당 대구시당 북부갑 지역위원회 사무국장과 민주당 중구남구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 등을 지냈다.

정의동 비상임이사는 재정경제원 공보관, 재정경제부 국고국장 및 이사관을 거쳐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골든브릿지 회장, 증권예탁결제원 사장, 브릿지증권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했다.

태응렬 비상임이사는 세무관료 출신으로 서울본부세관 세관장, 인천공항본부세관 세관장을 역임한 후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사장을 지냈다.

반면 과거 비상임이사는 교수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금융연구원·기업출신 등 다양한 직군의 인사들이 포진했다. 신승식 전 비상임이사는 동남은행 지점장을, 이명우 전 비상임이사는 한국씨티은행 지점장과 경남은행 부행장보를 지냈다.

현재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이상제 전 비상임이사는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출신이며, 윤동한 전 비상임이사는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콜마홀딩스 회장(대표이사)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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