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24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가업승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여론은 부정적이다. 창업 2, 3세들이 기업경영에 있어서나 도덕적으로 함량 미달인 사례가 그간 종종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식을 환기시킬만한 사례도 있다. 국내 중견 장비제조사 한미반도체의 이야기다.지난달 이 회사 대표이자 최대주주인 곽동신 부회장은 정부로부터 동탑산업 훈장을 받았다. 산업훈장은 기업인에겐 최고 영예의 상이다.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기업인에게 주어진다. 공정거래법이나 근로기준법을 어긴 사례가 없고 세금도 성실히 납부해야 하는 등 도덕적으로도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 즉 사회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업적과 명망을 쌓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번 수훈의 의미는 남달랐다. 먼저 금탑훈장을 받은 부친의 영예를 이은 것이기 때문이다. 곽 부회장은 창업2세로 한미반도체 창업주는 곽노권 회장이다. 곽노권 회장은 2013년 산업훈장 중 최고 등급인 금탑훈장을 수훈했다. 그로부터 5년 만에 아들까지 수훈의 영광을 안았다. 국내 중견기업이 대를 이어 산업훈장을 받은 사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이례적이다. 곽 부회장 사례는 가업승계에 밝은 이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 전문 기업이다. 곽노권 회장은 1980년 한미반도체를 설립해 국내에선 불모지였던 후공정 장비를 국산화시켜 우리나라 장비 기술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았다. 대표 검사장비인 'VISION PLACEMENT'는 2004년부터 올해까지 14년 동안 글로벌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점유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경쟁력이 독보적이다.
한미반도체 성과의 절반은 곽 부회장이 이룬 것이다. 곽 부회장은 24세 나이였던 1998년에 한미반도체에 입사해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어 9년 뒤인 2007년 33세 나이에 대표이사로 취임해 경영을 총괄했다. 곽 부회장은 이 기간 108개의 장비를 새롭개 개발했고, 434건의 특허를 출원해 한미반도체 경쟁력을 또 한번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 결과 한미반도체는 곽 부회장 체제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매출 1973억원, 영업이익 517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익률이 26%에 이르는 알짜기업이 됐다. 더불어 한미반도체는 국내 직원수가 600명 수준으로 고용창출에도 일조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조명 받을 필요가 있다. 중소·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허리다. 한미반도체 같은 성공적 가업승계 사례가 많이 나와야 우리 미래가 밝아진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 젬백스링크, 포니 자율주행자동차 국내 도입
- 더테크놀로지, 전략 수집 RPG '리버스 삼국' 출시
- [ICTK road to IPO]빅테크 고객사들이 상장 청원한 사연은
- '무차입' 씨피시스템, 상장으로 퀀텀점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