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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접어든 LG 사업보고회, 계열간 온도차 뚜렷 LG화학 부회장 교체, 수주前 결론…LGD·전자 등 긴장감

김장환 기자공개 2018-11-14 08:13:36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3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사업보고회가 다음 주 마무리된다. 이번 사업보고회는 구광모 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직접 주재하는 첫 자리인데다 이후 이뤄질 임원 인사의 가늠자가 될 수도 있어 유독 관심을 끈다.

무엇보다 LG그룹은 이례적으로 사업보고회를 진행하던 중에 LG화학 대표이사를 외부 인사로 교체했다. 임원 인사가 대폭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G그룹 계열사별로 이를 둘러싼 온도차가 확연히 느껴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2018년 하반기 사업보고회를 오는 20일 마무리할 예정이다. 사업보고회는 해마다 6월과 11월경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 일종의 경영전략회의다. 계열사별로 지주사 ㈜LG에 한 해 실적과 내년 사업 전망 등을 보고하고 평가받는 자리다. 올해는 LG화학을 시작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진행돼 온 사업보고회가 이제 막바지 단계에 다다랐다.

LG그룹은 이번 사업보고회가 진행되던 과정에 LG화학 수장 교체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신학철 3M 부회장을 LG화학 부회장에 내정하며 박진수 부회장이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박 부회장은 오는 2021년 3월 19일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최고위 임원에게 임기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으나 그만큼 갑작스럽게 교체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여지도 엿보였다.

정작 박 부회장 교체는 사업보고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롭게 부임할 신 부회장은 3M에서 최고위 현직 임원이었다. 2011년 5월부터 3M 부회장을 맡아온 그가 적어도 지난달 초 사측에 이직 계획을 밝혔어야 후속 절차 처리가 가능하다.

LG그룹이 사업보고회를 마무리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LG화학 수장 교체를 단행한 것도 3M 측과 사전 협의에 따른 결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 인사는 원포인트 인사로 보면 된다"며 "(신 부회장이) 글로벌 기업인 3M 수석부회장이어서 3M 본사와 조율하다 보니 (내정을) 미리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 부회장 입장에서는 LG그룹이 확실한 고용 계약, 혹은 약속을 해주지 않았다면 3M 측에 이별을 서둘러 통보할 이유가 없다. 인사 시즌에 맞춰 영입을 알렸으면 됐을 일임에도 LG그룹이 신 부회장 내정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사전 조율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신 부회장 사례를 볼 때 사업보고회를 통한 성과 평가 여부와 관계 없이 LG그룹의 최고위 임원 인사는 이미 내부적으로 조율이 상당수 마무리된 상태로 판단된다.

애초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이번 임원 인사에서 기존 진용을 크게 흔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구 회장이 지난 6월 부임한 지 반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단행하는 인사인 탓에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 부회장 교체로 임원 인사가 대단위로 이뤄질 가능성이 보다 커진 셈이다.

LG 주요 계열사엔 포진한 부회장들의 상황은 사별로 사뭇 다르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은 세탁기사업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며 H&A사업본부 성장에 크게 기여했고 단독 대표이사로 자리매김하며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상범 부회장은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LG디스플레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2012년부터 대표이사로 취임해 두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OLED에 대한 선제적 투자는 인정 받지만 최근 실적 부진이 부담스럽다. LG유플러스는 하현회 부회장이 구광모 회장 부임과 함께 지주사에서 사업회사로 자리를 옮긴 점이 눈길을 끈다.

이들 부회장은 대부분 비슷한 연배이기도 하다. 그룹에서 교체를 알린 박 부회장(1952년생, 66세)은 이들 임원 중에서 그나마 가장 나이가 많은 인사였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1956년생(62세),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1955년생(63세)이다. 단순히 박 부회장이 물러난 나이로 봤을 때는 아직 여유가 있는 나이다. 이외에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은 1953년생으로 박 부회장과 비슷한 연배이나 LG그룹에서 몇 안되는 외부 기용 CEO란 점이 주목된다.

LG그룹은 사업보고회가 다음주 마무리한 후 서둘러 임원 인사 결과도 발표할 계획이다. 이달 30일 임원 인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말도 업계에 있다. 오는 12월 말 추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질 것이란 말도 있지만 LG그룹은 이를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결국 이달 말쯤에는 구광모 호(號)의 첫 인적 진용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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