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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재상륙]보고서 곳곳 '데이터 오류·왜곡된 분석' 논란콘웨이 맥킨지 "엘리엇 이익 위한 것" 명시, 현대차·모비스 공격에 그룹사 수치 적용

방글아 기자공개 2018-11-16 08:24:0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리엇(Elliott)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에 주주환원을 요구한 근거로 쓰인 컨설팅 보고서에 왜곡된 분석이 담겼다는 논란이 제기된다. 엘리엇은 필요에 따라 현대차(HMC)와 현대차그룹(HMG)의 자료를 뒤섞어 경쟁사와 비교·분석하며 '자본과잉'이란 결론과 함께 양사에 배당 확대를 압박했다.

16일 자동차업계 등에 따르면 콘웨이 맥킨지는 보고서 서두에 "본 보고서는 양기관 간 체결된 계약서 조건에 따라 준비됐다"며 "본 평가의 사용은 엘리엇의 단독적인 이익과 사용을 위한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실제 콘웨이 맥킨지가 작성한 보고서의 면면을 살펴본 결과 보고서에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엘리엇의 왜곡된 현실 인식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포드(Ford)사로부터 맹추격을 받으며 세계 5위 자리를 위태롭게 지키고 있는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4 업체로 규정한 것과 현대차의 투자활동을 비판하기 위해 현대차그룹 단위의 투자내역을 가져온 것 등이 대표적이다.

엘리엇은 이번 콘웨이 맥킨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적해 온 현대차그룹의 자본과잉 이슈에 더해 그룹의 투자 결정과 현금흐름표 작성·이용의 불투명성 등을 추가로 문제 삼았다. 투자 결정 비판에는 현대차나 현대모비스가 아닌 현대차그룹의 투자활동이 그 근거로 제시됐으며, 대표적인 것이 녹십자생명보험 지분 인수 건이다. 2012년 녹십자생명보험 지분을 인수한 건 푸본현대생명(옛 현대라이프생명)이다.

엘리엇이 비판한 강남 신사옥 부지(옛 한국전력 부지) 100억달러 매입 건에 대해서도 최근에는 새로운 평가도 나오는 분위기다. 2014년 인수 때와 비교해 부동산 시세가 대폭 올라서다. 당시 공시지가 1조5000억원, 시세 2조~4조원대로 추정되는 부지 가격이 4년 새 공시지가 2조6580억원, 시세 8~10조원대로 급등했다.

당시 현대차의 고가 인수를 비판했던 모 자동차·부품 전문 애널리스트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지가 상승으로 현재로선 현대차가 부지 활용만 제대로 한다면, 당시 10조원 인수를 더 이상 잘못된 투자였다라고 비판하기 어렵게 됐다"고 털어놨다. 실제 옛 한전 부지는 2014년 매각 당시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렸다.

현차-엘리엇

엘리엇은 또 옛 한전 부지에 대한 비판 근거로 경쟁사 제너럴모터스(GM)를 비롯해 미국 주요 기업 5개사가 본사 부지에 사용한 총 금액과 그 면적을 들기도 했다. 일례로 GM이 555만2000평방피트 본사 부지에 사용한 건설 가격은 6260만달러인데, 현대차는 150억~200억달러를 들여 85만4030평방피트의 본사 및 부지를 매입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GM 총 가격에는 토지 가격이 제외됐으며, 남한 면적 대비 100배 이상의 국토를 지닌 미국 기업들과 직접 비교도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현금흐름표 분석을 위해 설정한 가정들에 대해서도 자의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콘웨이 맥킨지는 양사의 과잉 현금 보유 사실을 지적하기 위해 신규 채무 유입 제로, 부채 원금 상환 지연, 주요 준비금에 잠재적 구조조정비와 생산시설 이전비 포함 등의 전제를 깔았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투자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이미 시행하고 있는 내용 일부도 제언에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에 4개 사업부문을 분리해 보고토록 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분기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사업부문별 분리 보고를 약속하고 시행에 옮기고 있다. 제품 구성을 SUV 위주로 변경하라는 제언도 현대차가 이미 글로벌 판매 확대와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추진 중인 내용이다.

이밖에 현대모비스를 현대차의 활동에서 분리시키라는 제언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현대차의 현대크래들과 현대모비스의 엠큐브 간 전략 투자 협업 등 일부는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활동에 시너지를 높일 것이란 평가가 많다.

이 같은 분석에 기초해 엘리엇의 배당 확대 요구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정조준하고 있다. 양사 주식을 다량 보유한 엘리엇이 자사주 매입 요구 근거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두 기업을 타깃 분석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자사주 매입은 엘리엇이 현대차그룹 투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핵심 방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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