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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필립, 소형항공사 경험·노선 포트폴리오 '승부수' [신규 LCC 각축전]⑤면허 신청 후 166억 확보… 대표 구속 등 악재 부담

임경섭 기자공개 2018-12-04 08:36:16

[편집자주]

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예비 사업자들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면허 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진입 문턱이 높아졌다. 수년 간의 준비 끝에 도전장을 내민 사업자들은 허탈함과 기대감을 안고 신청서를 제출했다. 면허 심사 기준을 들여다보고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는 항공업계 진입을 위한 예비 사업자들의 준비 상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8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사로는 유일하게 국토부에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서를 제출했다. 소형항공사로서 국내선에 취항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비용항공사(LCC)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에어필립의 LCC 도전은 면허 심사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엄일석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부의 자본금 기준을 맞추지 못해 면허 신청 이후에 자본금을 늘리고 다시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에어필립 면허 신청 현황

◇50인승 소형항공사 경험 '강점', 노선 포트폴리오 다양화

에어필립은 항공면허 취득에 도전한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실제 사업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국내선에서 5개월 간 운항하면서 항공사 운영 경험을 쌓았고 항공기 운항 안정성에 대해서도 일부 입증을 받았다. 에어필립은 면허를 취득하고 LCC로 전환해서도 안정적으로 항공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는 입장이다.

호남지역항공사를 표방하는 에어필립은 무안국제공항을 거점 공항으로 설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에서 멀리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남권 여행객들의 항공 수요를 에어필립으로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추후 흑산도 공항 활용 계획을 수립하는 등 호남지역 기반 항공사로서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에어필립은 일본과 러시아 노선에 높은 비중을 두고 노선 계획을 세웠다. 오키나와, 기타큐슈, 구마모토, 미야자키 등에 취항하며 일본 노선에 가장 많은 비중을 뒀다. 이미 러시아 노선에 취항하고 있는 강점도 살렸다. 러시아 노선에서는 하바로브스크와 블라디보스톡을 포함해 일본 다음으로 많은 취항지를 써냈다.

더불어 8개 국가를 노선 계획에 포함시키면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다. 일본과 러시아 외에 베트남, 태국, 대만, 중국 등 6개 국가 7개 도시 등 경쟁사 대비 가장 많은 국가를 취항지에 넣었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면서 무안발 기타큐슈 노선 외에는 기존 항공사와 노선 중복을 피했다.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이점을 살려 지역인재 채용으로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채용인력의 40%를 호남 출신으로 선발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11월 중 30여명 채용을 시작으로 면허 발급 첫 해 100여명을 신규 채용한다. 추가로 향후 5년 간 600여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에어필립

◇면허 신청 기일 넘겨 166억 확보, 대표 구속 악재

에어필립은 국토부의 납입자본금 기준인 150억원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로 면허 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납입자본금 83억원을 확보하고 면허 심사 신청 마지막 날인 지난 9일에 신청서를 접수했다. 에어필립은 소형항공운송사업자로 시작해 올 여름 첫 운항을 시작한 뒤 면허 준비에 돌입했다. 2년 전부터 면허 심사를 준비한 플라이강원 등 다른 업체들에 비해 LCC 진입을 위한 준비가 늦었다.

에어필립은 우선 국토부의 접수 기간에 맞춰 면허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후 자본금을 늘려 11월 말까지 서류를 다시 갖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일 주주총회를 열고 무상증자를 결의했다. 지난 20일에는 1주당 액면가 500원으로 1660만주를 신규 발행해 83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 국토부에 면허 심사를 신청하고 10여일이 지나 자본금 기준을 맞췄다.

납입자본금 이후 단계에서 에어필립은 150억원을 추가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자본금을 만회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소액주주들을 모집해 납입자본금 외에 150억원을 이미 확보했다.

다만 에어필립·필립에셋의 엄일석 대표가 21일 구속되면서 향후 행보에 난항이 예상된다. 엄 대표는 기관투자자 없이 소액주주들을 모집해 자본금을 조달하는 등 에어필립의 면허 심사 준비에 절대적인 역할을 해왔다. 에어필립이 국토부 심사를 받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엄 대표가 구속되면서 향후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불어 항공사 임원의 불법 행위에 경계심을 보이는 국토부에서도 엄 대표 구속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국토부는 지난달 항공사 임원이 사회적 물의를 빚으면 최대 2년 간 운수권 배분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대한항공 '갑질' 사태로 고초를 겪었던 국토부가 에어필립의 면허 심사에 감점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자본금이 넉넉하지 않은 에어필립은 항공기를 서서히 늘려갈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면허 취득 첫 해 항공기 3대를 도입하지만 에어필립은 2대를 초기 도입한다. 이후 2020년 3대를 도입하고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대를 추가로 들여온다.

에어필립은 사업 개시 5년 간 보잉 737-800 9대를 확보한다. 같은 기종 10대를 도입할 예정인 플라이강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항공기 도입 계획을 세웠다. 기존에 국내선과 블라디보스톡 노선에서 운항하던 ERJ-145 4기를 더해 5년 후 총 13대의 항공기를 보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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